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시가 또다시 대기오염 예방조치의 최고등급(1급)인 스모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연합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중국 베이징(北京) 일대가 한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스모그에 뒤덮혔다. 또 베이징 스모그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미세먼지·초미세먼지)이 21일 오후부터 우리나라에 상륙해 최소 이틀간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려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21일(이하 현지시각)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의 약칭)와 주변 스모그 발생 지역 면적이 20일 66만㎢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의 56만㎢보다 10만㎢ 늘어난 것으로, 한반도 전체 면적(22만㎢)의 3배에 달한다.
적색경보가 발효 중인 21일 오전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농도가 200㎍/㎥ 안팎을 기록하는 등 중국 34개시의 미세먼지 오염 상태가 '심각’ 수준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4시간 평균 25㎍/㎥)의 8배에 달한다.
중국의 스모그 경보는 가장 심각한 순서로 적색·주황색·황색·청색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적색경보는 PM 2.5 농도가 200㎍/㎥ 이상인 '심각한 오염' 상황이 3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령한다.
적색경보 내려진 중국 베이징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중국 대도시의 스모그 원인이 각각 다르다고 지적한다. 중국 천지닝 환경보호부장(장관)은 "베이징·항저우·광저우·선전은 자동차 배기가스, 스자좡과 난징은 석탄, 톈진은 각종 분진, 닝포는 공장 매연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에 포함돼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21일 오후 비가 그친 후부터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본격 유입돼 향후 48시간 한반도 대부분 지역을 뒤덮는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흐름을 보면 21일 밤부터 중국발 미세먼지가 수도권과 충청에 이르는 지역을 덮고 36~48시간 후 절정에 이르러 남해안을 제외한 거의 전국토를 덮을 것으로 관측됐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국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인해 현재도 미세먼지 농도가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 ‘나쁨’ 단계”라면서 “여기에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대기 오염도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 먼지는 황사와 성격이 다르다. 황사는 중국의 사막이나 황토지대 모래가 봄철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자연 현상이다. 미세 먼지는 자동차,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 중 하나로 인위적인 활동에 의해 발생한다. 현재 국내 미세 먼지 발생 현황은 국내 자체 발생률이 60%,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비율이 40% 정도로 집계된다.
공기 중 떠다니는 미세 먼지는 주로 호흡기관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눈에는 결막염을, 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폐에는 폐렴과 폐암을 일으킨다. 임산부의 경우 오랜 시간 미세 먼지에 노출됐을 때 기형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카드뮴·납 등 중금속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미세 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미세 먼지 농도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나쁨' 4단계로 구분된다. '나쁨' 단계부터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