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연홍구역에 울려퍼지는 “둥-따-쿵!” 북소리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12.28일 23:33

허영자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굿거리장단을 신나게 치고있는 연홍사회구역 조선족로인회 회원들

27일, 연길시 건공가두 연홍(延虹)사회구역 조선족로인회 회원들은 어깨춤도 들썽들썽 신나게 북장단을 울리며 첫기의 북강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연홍구역 양봉지서기(杨凤芝)는 한족이지만 조선족복장을 곱게 차려입고 그동안 회원들의 노력과 성과를 높이 긍정하며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있었다. 반년전 양봉지서기는 연홍구역의 조선족로인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박은영부주임과 함께 한봉자주민(63세)을 찾아가 회장직을 맡아줄것을 제기하였다.

해외에서 로무일에 지칠대로 지쳐 아픈 다리를 끌고 귀국한 한봉자주민은 첫마디로 딱 잘라버렸다. 그러자 양서기는 격장법이라도 쓰듯 “조선족로인회가 큰 문제예요. 조선족들은 왜 이리도 동원하기 어려운가요? 참 답답합니다…” 라고 연신 곱씹었다.

워낙 성격이 급한 한봉자주민은 웬지 그 소리가 귀에 거슬려 버럭 어성을 높이며 대꾸를 하였다.“조선족들이 문제인것이 아니라 당신들 간부들의 능력이 문제이지요. 무슨 일이나 간부들이 잘 이끄면 군중은 따르기 마련입니다. 양서기나 박주임이 우리 독보조활동을 진정 잘 받들어줄 마음이 있다면 내가 한번 나서보겠다구요. 나선다구요!” 양서기와 박주임은 기다렸다는듯 두손을 맞잡으며 수고를 해주십시사 부탁을 올렸다.



제1기북치기강습을 마치고 양봉지서기랑(가운데) 함께 기념쵤영을 하고있다.

회장직을 떠메게 된 한봉자회장은 “할바에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조선족로인회 조직기구를 내오고 회원들을 동원하여 사회구역활동에 적극 동참해나섰다. 지금 한겨울 로인들의 활동이라야 고작 화투치기나 트럼프치기였다. 이런 때 어떤 건전한 문화활동으로 로인들의 건강을 도모할 겸 한번 본때를 보여줄 구상을 하던 한회장은 연홍구역에 북치기고수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허영자선생을 찾아갔다.

75세 나는 허영자선생은 이미 연변송백예술단에서 타악대 대장으로 활약하며 한가할 새가 없었다. 그러나 사회구역에서 수요한다면 없는 시간이라도 내여 주민들을 위해 북치기를 가르치겠다고 헌헌하게 대답하였다.

6명 회원들로 첫 강의를 시작하던 날, 허영자선생은 북띠를 매는 방법부터 가르쳤고 소금물을 자주 바르면서 북을 잘 보양하여 좋은 북소리를 내도록 일깨워주었다. 그리고나서 “리론”만 잘 장악하면 어차피 잘 칠수 있다고 고무하였다. “리론”이라고 하니 “도레미”도 모르는 회원들이 많은지라 속이 섬찍들 해났다.

이때 허선생은 오른손에 든 북채로 북면을 “둥-” 치고 모서리를 “딱” 소리나게 쳤다. 그리고 북을 잡은 왼손으로 “쿵” 하고 북을 치면서 “둥-따-쿵”, 이것이 바로 우리 민요의 기본가락이며 “기본리론”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강의가 3개월을 잡으니 회원수가 11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허선생이 가르치는 “양산도”, “안따”, “굿거리”, “만장단”, “휘모리”, “굿거리뎀보” 등 북장단에 맞춰 능란하게 북채를 휘둘렀다. 신명이 고조될 때면 “얼씨구 절씨구 좋다!”를 한결같이 웨치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물결쳤다.

그동안 문오위원 김향숙씨는 듣기 좋고 치기 좋은 민요를 인터넷으로 골라 록음해왔고 진행중 선곡조정을 손빠르게 해가며 강의의 편리를 위해 여러모로 애썼다. 늦게 찾아온 회원들은 “개별보도”를 받으며 따라섰고 오용순, 리은자 등 여러 회원들은 번마다 북을 둘러메고 집에 가서 익숙하게 련습을 해왔다.

시간에 쫓겨다니는 출근족회원을 위해 한봉자회장이며 김금순, 최송선 회원들은 미리 북에다 소금물을 젖혀 누기를 들였다가 임자가 들어서기 바쁘게 넘겨주기도 하고 색실을 곱게 땋아 손잡이도 장식해주면서 다정하게 보살펴주었다.

허영자선생은 심장병이 발작하여 간밤에 병원에 가 구급치료를 받고도 이튿날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면서 강의를 견지하였다. 그는 “살아생전에 나의 장끼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남겨주고싶은것이 나의 진정이다. 여러분들은 가르친대로 잘 따라줘서 정말 고맙고 기쁘다.”며 만면에 희색을 띄웠다.

년장자인 림금녀회원(73세)은 서로가 힘을 합쳐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다며 손수 오그랑죽을 쑤어 회원들에게 대접하기도 하였다. 그의 며느리인 박은영부주임은 “우리 어머님들이 이렇게 열심히들 북을 치고있는데 응원이라도 해야겠다”며 일요일에도 휴식하지 않고 나와 훈련실 대문을 열어드리면서 북치기에 동참하였다.

따뜻한 훈련실 또한 양봉지서기가 로인들이 추운 고생을 할세라 사회구역 스팀회의실을 내여드린것이였다. 한봉자회장은 “크고작은 일에 서로가 손을 맞춰야 순조로운 법”이라며 “앞으로 북치기 훈련을 정기적으로 조직하면서 보다 많은 회원들이 북치기대오에 동참하여 건강과 즐거움을 찾고 함께 하는 행복을 누릴수 있도록 노력할것”이라 타산을 밝혔다.

서로가 모여 진정과 보람을 나누면서 기념사진을 남기는데 훈련실벽면에 씌여있는 “어제보다 더 잘하는”“조화로운 연홍”이라는 글발이 보기 좋게 찍혀들어왔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범죄도시 4' 개봉 4일째 200만 관객…올 개봉작 최단 기간[연합뉴스]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개봉 4일째인 27일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가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개봉한 전체 영화 가운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도리조선족학교 초중부 김가영, 소학부 하의연 학생 특등상 아성조중 두사기, 오상시조선족실험소학교 강봉혁 학생 1등상 2025년 제9차동계아시안게임과 할빈빙설문화의 풍채 및 2024년 세계독서의 날을 맞아 최근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할빈시교육연구원민족교연부,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현대의학은 단일 질병에서 동반 질환으로, 질병에 대한 관심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즉각적 효과에서 장기적 효과로, 개체에서 단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의료 업무는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더 나아가 '사람과 인류 중심'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지난 21일 하북성 석가장시 정정(正定)현의 한 야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드론 사진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로동절(5월 1일) 련휴를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아동(何亞東)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5일 상무부 정례브리핑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