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 본사.
'산자이 애플'로 유명한 샤오미(小米)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샤오미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샤오미가 지난해 목표로 잡았던 전세계 시장 8천만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 레이쥔(雷军) 회장은 지난해 초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이 회사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IT 신생기업"이라고 선포했었다.
이는 샤오미가 2014년 판매량이 6천1백만대를 기록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다가 같은해 12월 11억달러(1조3천269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가 460억달러(55조4천898억원)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샤오미는 미국의 우버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벤처기업으로 등극했다.
이같은 샤오미의 성장세는 올 들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였지만 올 하반기 들어 탄탄한 자금력과 막강한 기술력을 갖춘 화웨이(华为)에 밀리기 시작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으며 지난 한해 동안의 판매량은 1억대를 돌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성장이 한계에 부딪쳤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샤오미는 그간 특허출원 부족이 최대 약점으로 꼽혀왔는데,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가 드러나 발목이 붙잡혔다. 실례로 가장 공들여온 인도시장에서는 퀄컴 이외의 업체가 생산한 통신칩을 적용한 스마트폰은 판매할 수 없게 됐고 특허침해 소송에도 휘말렸다.
이같은 여파로 인해 샤오미의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해외 스마트폰 판매 증가율은 8%로 전년도 7%에 비해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샤오미의 주사용고객이 18~30세 사이의 남성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이들의 소득 수준이 높지 않다보니 저가폰으로 인식돼 온 샤오미가 고급폰을 생산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의 지난해 3분기 평균 스마트폰 판매단가는 122달러(14만7천원)로 전년도의 160달러(19만원)보다 23.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평균 스마트폰 판매단가는 201달러(24만2천원)에서 209달러(25만2천원)로 소폭 상승했고 중국 내 평균 스마트폰 판매단가도 202달러(24만4천원)에서 240달러(29만원)로 18.8% 올랐다.
신문은 "화웨이는 수십년간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쌓았기 때문에 샤오미가 중국 내에서 화웨이와 경쟁하기 어렵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샤오미 투자자들은 점차 460억달러의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