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승리가 확정된 뒤 당 본부 앞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인사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오늘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시민에게 귀 기울이는 정부, 더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정부, 우리에게 다가온 도전과제를 이겨낼 수 있는 정부,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서민을 돌보는 정부를 원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대통령)으로 당선된 차이잉원(蔡英文·59) 민진당 후보는 16일(현지시간) 타이베이 민진당 본부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확정 결과를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차이 후보는 56.1%(689만4744표)를 득표해 주리룬 국민당 후보(31.0%)와 쑹추위 친민당 후보(12.8%)를 크게 앞서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차이 당선인은 105년만에 탄생한 대만 첫 여성 총통이자 첫 비(非) 민진당 창당인 출신 총통이 됐다.
정계와는 거리가 먼 부모 아래 태어난 차이 당선인은 국립대만대학 법대,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 법학박사 학위를 갖춘 뒤 법학 교수로 활동한 학자 출신으로 대만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등에서 경제부 법률 자문을 담당하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차이 당선인은 1990년대 리덩후이 전 총통 시절 정계에 입문한 뒤 2000년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 하에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지냈다. 2004년에는 민진당에 정식 입당한 뒤 총선에 출마, 입법위원에 당선됐으며 2006년에는 행정원 부원장도 역임했다.
차이 당선인의 '선거의 여왕' 별칭은 2008년 민진당 주석 취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이 당선인은 2008년 총통 선거에서 국민당의 마잉주 현 총통에게 패배한 뒤 혼란을 겪고 있던 민진당의 주석으로 취임했다. 당시 차이 당선인은 국민당의 정책 실패를 바탕으로 각종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반격에 성공했다.
차이 당선인은 2012년 1월 대선에서 대만 역사상 첫번째 여성 총통 후보로 출마했으나 재선에 도전한 마잉주 현 총통에게 패했다.
이후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으나 2014년 4월 열린 민진당 주석 선거에서 94%에 육박하는 당원 지지로 당선돼 2년여 만에 당 주석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차이 당선인은 2014년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국민당을 크게 압도하며 다시 '선거의 여왕'으로의 명성을 날렸다.
차이 당선인은 동시에 대만 역사상 첫번째 소수민족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타이베이에서 태어났지만 남부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인 파이완(排灣)족 혈통으로 푸젠성 등지에서 고향을 떠나 생활하는 객가인의 후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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