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년 전 불륜이 들키자 내연녀 남편을 살해한 뒤 내연녀와 중국으로 도피한 살인범이 제 발로 귀국해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살인 공소시효 만료를 노렸지만 용의자가 외국에 있을 경후 시효 진행이 정지되는 건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6년 대구 달서구에 살던 당시 22살의 A씨는 집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과 내연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꼬리가 길었던 불륜을 내연녀의 남편에게 들통나자 A씨는 다툼 끝에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구마고속도로변에서 시신을 불태운 뒤 유기했습니다.
사건 7개월 만에 남편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A씨와 내연녀는 잠적한 뒤였습니다.
결국 사건 발생 15년이 지난 2011년 살인 공소시효가 만료돼 사건은 잠정 종결됐습니다.
영구미제로 끝날 뻔했던 이 사건.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중국에서 불법 체류해온 이들이 지난해 11월 중국 공안에 밀항 사실을 자수하고 강제 추방 형식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경찰은 이들을 긴급 체포해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습니다.
이들이 중국으로 도피한 시점부터 공소시효는 중단되기에 법적으로 살인죄 추궁과 기소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그러자 묵비권을 행사해온 용의자 A씨는 변호사 조력을 받아 자신의 밀항 시기는 공소시효가 만료한 뒤인 2014년이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경찰은 밀항시기를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거짓증언이라 보고 함께 구속된 내연녀와 그를 대상으로 공범 여부 등에 대한 추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