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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화와 소통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3.03일 09:14
작성자: 최세만

  (흑룡강신문=하얼빈) 내가 한국에 와서 오래 다닌 회사가 있었다. 삼성반도체 청결회사인데, 그 회사에서 2년 4개월을 일했다.

  이 회사에 오래 근무 했던 까닭은 월급은 적었지만 일이 좀 쉬운데 있었다. 그래서 막 노동을 안 해 본 사람, 공직에 있다가 퇴직한 사람들이 이 회사를 많이 찾았다. 라인 안에 들어가 반도체 고급장비 청소인데, 특근이 있을 때는 한 달 급여도 괜찮았다. 5일 근무로 들어가면서 급여가 낮았다. 그래서 어떤 친구들은 주말에 이틀 쉴 때에는 다른 인력에 나가서 일당 돈을 벌 군 했다.

  회사의 일은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지만 느닷없이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마음이 상할 때가 많았다. 그것은 사장이나 반장들의 잔소리 때문이었다. 사장은 칭찬에는 굉장히 인색한 편이다. 그런데 눈에 거슬리는 일을 보고 듣기만 해도 가차없이 꾸중하고 훈계하는 타입이다. 라인에서 좀 앞당겨 나와도, 부주의로 장비를 잘 못 건드려도, 누가 게으름을 피우면서 반 간부들의 작업지시에 순종하지 않아도 모두 사장의 야단을 맞는다. 몹시 격해 오를 때는 “이새끼, 저 새끼”란 쌍말도 막 나간다. 기실 사장은 입은 칼날 이여도 마음은 두부처럼 부드럽다.

  사장의 ‘쌍말’이 나갈 정도로 사원에 대해 엄격한 것이 너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원래 삼성전자는 정규직이든 비 정규직이든 사원관리제도에서 엄한 데는 이름이 있었다. 또 라인안의 메모리(计算机存储器)장비 한 대가 수 천 만원, 어떤 것은 수 억 만원의 가치에 이른다. 조심하지 않았다가 파손되는 날이면 그 후과를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사장뿐만 아니라 반장들까지 사원들에 대한 요구가 엄한 것이다. 그런데 때론 어떤 반장의 무리한 요구, 잔소리는 일군들의 불만을 초래하기도 했다.

  나도 반장의 어떤 일에 대해서는 못 마땅하게 여길 때가 있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기계실 위의 천정에 올라 가서 작업 할 때다. 나는 그 쪽 켠에 있는 가는 파프(塑料管)가 부러 질 가봐 감히 그 위에는 올라 가지 못했다. 사장도 사고내기가 쉽고, ‘위험구’같은데 올라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런데 A반장이 다가오더니만 고함지르는 것이었다.

  “왜 저 위에 올라가지 않았어? 응~~”하며 버럭버럭 화를 냈다. 그러면서 보란 듯이 몸을 솟구쳐 올라간다는 것이 그만 균형을 잃고 뒤로 벌렁 넘어가면서 궁둥방아를 찧고 말았다. 기실 나는 반장들이 수위 높은 언행을 할 때 마다 꾹 참고 견뎌 왔다. 대신 반장들의 꾸중, 잔 소리 같은 것을 막아 보려고, 그들의 비유를 맞춰보려고 애를 썼다. 어느 반장이 회식(술 자리)을 좋아하면 적극 동참도 했다. 물론 회식은 보통 돈을 각자가 지불한다. 회식에 중국에서 조카들이 들고 온 고급 술을 가져갈 때도 있었다. 술을 나누면서 반장들과 소통하고 친해지려고 했다. 술을 마실 때 속에 담아두었던 말도 스스럼없이 털어놓았다.

  “총 반장님은 사원들에 대한 태도가 너무 엄격한 것이 아닌 가요?”

  “내가 엄격하지 않다간 수 십 명 사원을 제대로 틀어 쥘 수 없단 말입니다.”

  총 반장도 사원에 대해 너무 각박한 것 같지만 할 수 없이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실 총 반장은 화는 잘 내도 뒤는 없다. 또 술을 마실 때는 누구와도 잘 어울렸다. 그런데 어떤 반장은 좀 그렇지 못하다. 융통성이 없으면서 성격이 팩 할 때가 많았다.

  한번은, 사원들이 원래보다 10분 먼저 라인에서 나왔다. 이것을 눈치 챈 사장이 B반장을 보고 이미 나간 사원들을 다시 불러 들이라고 엄포를 내렸다. 나는 통근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B반장의 전화를 받고 차에서 내렸다. 한참 회사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 B반장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 이십 여명의 사원이 앉아있는 접대실 안에서 B반장이 생 난리였다.

  “어째서, 어제 돌아서지 않았어? 거짓말을 해 대면서 응! …”

  앞으로 다가와 당장 멱살이라도 거머쥘 듯한 태세였다.

  “뭐라고, 요즈음 내가 너무 착하게 놀았는가 보다! 너무 소동(小童)적으로 받아주었더니 이렇게 무리해도 돼!”

  나도 이 회사에 들어 와서 처음으로 반장한테 음성을 높여 가며 맞짱을 떴다. 그날처럼 당돌하게 나 오리라고는 나도 생각 못했다. 옆에 있던 C반장도 화가 나서 말했다.

  “왜 나하고 말할 것이지. 사원하고 화를 내! 어제 그 버스에 나도 앉아 있었어!”

  그랬더니 B반장은 석연치 않음을 눈치 차렸는지 뒤로 물러서는 것이었다. 아마 B반장은 내가 통근버스에 오르지 않고 일부러 돌아서지 않은 것으로 여겼던 모양이었다. 후에 라인에 들어서면서 B반장은 나를 보고 자기가 오해 했다며 사과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일이 있은 후, 회사 관리들이 나에 대한 태도가 확 달라진 것을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실 회사에서 버럭버럭 화를 잘 내는 사장이나 반장들을 이해 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로부터 조선사람을 나무 목(木)에 비유했다. 불을 붙이면 확 타오르는 나무처럼 정열적이며 성미도 불 같다는 것이다. 어느 학자는 70년대 ‘경제신화’는 그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타오르는 불 같은 애국열정, 주인공다운 책임감, 피와 땀을 흘린 보람이라 했다. 확실히 한국인은 이와 같이 열정도 높고, 성격도 급하고, 책임심도 강한 것이다. 70년대 열혈 청년이었을 60대 반장이나 사원들 몸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한편으로 한국인이, 고도의 책임감으로 모든 일을 대처하는 데서 오는 심리 중압감, 매니저들한테서 받는 스트레스, 극도에 달하는 정신불안정감은 다른 화근을 불러오기도 한다. 한국 세계자살 2위 라는 집계가 이를 설명하기 싶기도 한다. 지금 한국의 많은 사장, 매니저들이 강압적으로 일을 떠밀고, 독단전형적인 사업처리방법도 사라질 때라고 보아 진다. 이렇게 나가다가는 나라풍격마저 흐릴 가봐 걱정이다.

  우수한 관리자, 매니저들은 조폭하고 욕질보다는 온화한 마음으로 부하들과 소통하며 친절해진다. 사원어깨에 손을 얹어 놓거나 등을 토닥여 준다. 이런 피부접촉은 사원들로 하여금 회사를 위하여 더 열심히 일하도록 자극한다. 긴장하고 불안할 때 보다 기분이 좋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때 생산능률, 효과성이 더 올라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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