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출입국
  • 작게
  • 원본
  • 크게

중국동포 많은 서울 대림동에 직업학원 성업 이유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3.07일 08:17
세탁·요리 등 기능사 자격증 따면 F-4 비자 나와…“취업보다 장기 체류 목적”



  (흑룡강신문=하얼빈) “싸고 자격증 빨리 나오는 학원 소개해줄게요. 이리로 오세요.”

  지난 3일 오후 서울 대림역. 10번 출구를 나서자마자 40~50대 여성 3명이 앞다퉈 전단을 내밀었다. 전단엔 OO종합기술학원, △△건축학원 등 학원 이름과 ‘합격률 최고 높은 F-4 취득 자격증’ ‘필기시험 면제, 자체 실습장 운영’ 등의 홍보 문구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한 40대 여성은 기자에게 “F4(재외동포비자)가 필요하면 다른 데 가지 말고 나한테 연락해라. 필요한 건 다 소개해주겠다”고 말했다.

  서울 대림동 일대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는 7만 명에 달한다. 최근 이곳에서는 각종 직업훈련학원 3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중국동포들을 대상으로 ‘공인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단기 과정을 운영하는 학원들이다. 이곳에 직업학원들이 몰리게 된 것은 2012년 법무부가 F4 발급 요건을 완화하면서부터다. F4는 3년에 한 번씩 갱신하면 영구 체류가 가능한 비자다.

  당초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중국동포로 취득 자격이 제한됐다. 그런데 정부가 기능사 이상 자격증 취득자로 비자 발급 대상을 넓히면서 중국동포들이 너도나도 자격증 취득 행렬에 뛰어들게 됐다. 이로 인해 F4를 소지한 국내 중국동포는 2011년 7만4014명에서 2014년 20만8312명으로 급증했다.



  이날 찾은 대림동 일대에도 ‘취득하기 가장 쉬운 F4 자격증’ 등의 문구가 적힌 광고지가 거리 곳곳에 붙어 있었다.

  한 세탁·요리기능사 학원에선 중국동포 20여 명이 25㎡ 크기의 실습실에서 열심히 흰색 셔츠를 다리고 있었다. 세탁기능사 실기 시험을 준비 중인 중국동포들이었다.

  유모(49)씨는 “20여 년간 한국에서 살면서 비자 때문에 3년에 한 번은 중국에 다녀와야 했다”며 “자격증을 따 F4가 생기면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 원장은 “이곳 수강생의 90% 이상이 중국동포”라고 전했다.

  수강생들은 대개 3년간 체류 가능한 방문취업비자(H2)나 3개월간 머물 수 있는 단기방문비자(C3)로 입국한 상태였다. 대림3동 주민센터 인근의 한 요리학원에서 만난 중국동포 허모(32)씨도 한자가 빽빽이 적힌 화이트보드 앞에서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는 “행정사가 석 달 안에 자격증을 딸 수 있다며 이곳을 추천했다. 회비로 70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이 학원 원장은 “F4를 받을 수 있는 116개 자격증 중 가장 따기 쉬운 세탁·요리·제빵과 버섯 재배, 정보처리 과정 등을 주로 가르친다”고 했다.

  이들은 주로 비자 업무를 대행하는 행정사·여행사를 통해 학원을 소개받았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수강생을 알선하는 행정사·여행사에 주는 ‘소개비’도 보편화됐다.

  한 학원 원장은 “처음엔 소개비가 한 명당 4만~6만원 선이었는데 최근엔 30만~4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학생이 늘어도 소개비를 내고 나면 별 실속이 없다”고 했다.

  인근 직업학원 원장도 “행정사들이 영업사원까지 풀어 ‘한 명당 얼마를 줄 거냐’고 묻고 다닌다. 행정사들 갑질에 화가 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대림동 일대 행정사·여행사는 180곳에 달한다. 한 행정사는 “처음엔 돈을 받지 않고 중국동포들을 연결해줬는데 학원들이 먼저 ‘돈을 줄 테니 중국동포를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그래 놓고 이제 와서 갑질이라는 둥 비판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과도한 소개비 관행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소개비 관행은 불법이지만 수수료를 현금으로 주고받다 보니 적발이나 제재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국가가 동포들의 자립을 돕는 차원에서 기능사 자격증을 따도록 유도한 것인데 장기 체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9%
10대 0%
20대 0%
30대 38%
40대 23%
50대 8%
60대 0%
70대 0%
여성 31%
10대 0%
20대 8%
30대 8%
40대 15%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4월 29일, 기자가 중국철도할빈국그룹유한회사(이하 '할빈철도'로 략칭)에서 입수한데 따르면 '5.1' 련휴 철도 운수기한은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도합 8일이다. 할빈철도는 이사이 연 301만명의 려객을 수송하고 일평균 37만 6000명의 려객을 수송해 동기대비 3.2%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 무슨 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 무슨 일?

"브리트니 스피어스, 남친과 몸싸움 끝에 구급대 출동"[연합뉴스]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42)가 호텔에서 남자친구와 몸싸움을 벌이다 가벼운 상처를 입어 구급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미 CNN 방송과 연예매체 페이지식스 등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5살때 母 교통사고, 얼굴 몰라" 선예,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5살때 母 교통사고, 얼굴 몰라" 선예,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에서는 2000년대를 강타한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출연했다. 이날 선예는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하며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고 해

"자식들이 날 돈으로 봐" 전원주, 금 10억원치 있지만 '마음은 공허'

"자식들이 날 돈으로 봐" 전원주, 금 10억원치 있지만 '마음은 공허'

재테크 고수로 알려져 있는 배우 전원주가 "가족들이 나를 돈으로만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고민을 털어놔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억대 자산가 국민 배우 전원주가 방문해 근황을 전했다. 이날 전원주는 오은영 박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