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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 ‘일본 죽어라’ 외치는 엄마들···보육대란, 7월 선거 최대 현안으로

[기타] | 발행시간: 2016.03.27일 10:46
일본 열도가 ‘보육대란’으로 시끄럽다. 자신의 아이가 보육원에 들어갈 수 없게 된 30대 주부의 블로그 글로 표면화된 보육시설 부족 문제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노하고 있는 주부와 보육사들=지난 5일 일본 도쿄(東京)도 지요다(千代田)구 국회의사당 앞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주부들은 이날 시위에서 보육 시설 부족 문제에 뒷짐을 지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주부들은 보육원에 탈락한 주부의 글에 대해 국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문을 받은 아베 총리가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면서 보육 시설 부족 문제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데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주부들은 이날 “(글을 올린 사람은)나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면서 하루 빨리 보육소 부족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아베 정권에 촉구했다.



일본의 보육사들이 지난 25일 저녁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사히신문 웹사이트 캡처


인터넷에는 ‘보육원에 탈락한 30대 주부’의 글에 찬성하는 서명 동참자가 수만명으로 늘어났다.

후생노동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보육원 시설 부족으로 입소를 대기 중인 아동은 지난해 4월 현재 2만3000여명에 이른다. 최근 교도통신이 보육원 대기 아동이 많은 도쿄도 23구와 지바(千葉)시 등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만명의 아동이 보육소에 입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베 정권은 2017년까지 보육시설 수용규모를 50만명정도 늘린다는 목표를 지난해 제시한 바 있지만, 당장 벌어지고 있는 보육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보육시설 부족 문제는 결국 보육사 부족에 기인한 것이고, 보육사 부족은 보육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원인이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일본 전국의 보육사들도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의 보육사들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보육사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달라”거나 “임금을 인상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일본 보육사의 월 평균 임금은 21만9000엔(약 226만엔) 수준으로 전체 월급생활자의 평균 급여(33만3000엔)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다.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일본에서 보육시설 문제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은 30대의 한 주부가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이 계기가 됐다. 그는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는 과격한 글을 통해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 여성은 도쿄에 사는 30대 전반의 사무직 여성이며, 곧 한 살이 되는 아이 1명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 현재 1년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동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것을 계기로 보육원 대기 아동 문제가 해결되는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격한 표현을 쓴데 대해 “정중한 표현을 썼다면 이 정도로 파문을 일으켰을까하는 생각도 있다”면서 아이를 맡길 보육원을 계속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세에 나선 야당=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민주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보육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는 30대 주부의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이냐는 질문을 답은 뒤 “익명이기 때문에 정말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의 이런 태도는 주부는 물론 야당의 강한 저항을 불렀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이 문제를 계기로 아베 정권의 문제점을 드러내겠다고 벼르면서 공세를 강화해 가고 있다.

민주당과 유신당의 통합으로 곧 출범하게 되는 제1야당 민진당의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에 아베 총리에게 보육원 문제를 날카롭게 추궁해온 야마오 시오리(山尾志櫻里·41) 중의원 의원이 내정된 것도 야당의 이 문제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되고 있다.

■당황한 아베 정권=아베 정권이 당황해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보육시설 부족 문제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정권 교체(2012년 12월) 이전의 배 수준으로 보육 시설의 수용 역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육사의 처우를 개선하는데도 노력하겠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이유는 이 문제에 손을 놓고 있다가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성 표를 끌어오기가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은 보육시설 대기 아동 증가 문제애 대한 대책을 다음주에 내놓기로 했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보육사 급여를 4% 인상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은 우선 일시적으로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위탁시설를 확충하고 소규모 보육소의 정원을 늘리는 등의 응급책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정권은 이어 정원이 차지 않는 기업 내 보육소를 활용하는 방안, 보육소 임차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또 급여인상·업무부담 경감 등 보육사 처우 개선 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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