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화재 현장에서 방범창에 매달려 "살라달라"고 울부짖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촬영한 동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돼 소방부문과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화재 장면 촬영자의 잔인성을 드러낸 42초'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42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한눈에 봐도 화재로 인해 생명이 위급한 남성이 방범 쇠창살 사이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같은 동영상은 지난 15일 온라인에 게재된 이후 조회수 수십만회를 돌파하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대다수 네티즌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동영상을 찍는 게 말이 되냐", "보는 내가 당장 달려가서 구하고 싶다", "정말 화가 난다", "동영상 촬영자를 구속시켜야 한다" 등 비난을 퍼부었다.
광저우 공안, 소방 부문 역시 공식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이 영상을 게재한 후 "동영상 촬영자를 격렬히 혐오한다"고 맹비난했다.
현지 공안 부문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14일 오후 4시, 신화가(新华街) 헝탄촌(横潭村)에 위치한 5층짜리 주택에서 발생했다. 소방부문은 즉각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으며 현장에서 남자 시체 한구를 발견했다. 사망자는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한 30세 리(李)모 씨였으며 화재 원인은 초기 조사 결과, 집에 있던 인화성 물질에 불이 붙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 촬영자는 화재가 발생한 주택 3층에 거주하고 있던 리(李)모 씨로 확인됐다. 리 씨는 거세 비난 여론에 대해 "바깥 소리가 시끄러워 살펴보니 불이 났길래 황급히 밖으로 뛰어나왔다"며 "밖으로 나와서 그같은 광경을 목격했고 당연히 처음에는 그 사람을 구하려 물통에 물을 담아 뿌리려고도 했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 할 수 있는 게 없어 나중에는 동영상을 촬영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해당 동영상은 웨이신(微信, 중국판 카카오톡)의 친구 단체대화방에 올렸을 뿐인데 이렇게 확산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