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32도면 차는 한 시간 뒤 56도… '카시트는 뒷좌석에' 법 영향 사망자 증가"
(흑룡강신문=하얼빈)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국에서 뜨거운 차에 방치됐다가 숨진 어린이들이 올해 들어 23명에 달하고 있다.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윌리엄스포트에서 4살짜리 아이가 차에 방치된 채 사망한 일이 있었다. 댈러스에서는 일요일에 가족 모두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동안 뜨거워진 차에 남겨진 2살짜리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텍사스에선 아버지가 생후 6개월 된 딸을 차에 두고 온 사실을 잊은 채 집에서 낮잠을 자다가 아이가 숨을 거뒀다.
미국에서 이렇게 사망한 어린이는 올해만 23명이다. 한 해 통틀어 24명의 차량 유아 사망자가 나온 지난해와 비교하면 우려할 만한 숫자다.
차량 내 유아사고사는 더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한다. 1990년 이래 텍사스에서 111명, 플로리다에서 80명, 캘리포니아가 54명의 아이들이 뜨거운 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
연구에 따르면 주차된 차 내부 온도는 기온이 32도인 날 기준으로 20분 뒤에는 48.3도, 한 시간 뒤에는 56도까지 오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니 부모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필라델피아에 본부를 둔 어린이 안전 시민단체 '키즈앤드 카스'(KidsAndCars.org) 설립자 재닛 페넬은 "지난해에는 어린이 사망자가 조금 줄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페넬은 "유아사망자 수는 1990년대 앞자리 에어백으로 인한 유아피해를 줄이기 위해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도록 강제한 법령이 시행되면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요즘 나오는 유아용 카시트는 뒤를 향하게 만들어져 '눈에 안보이면 잊는다'는 말에 들어맞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비극을 사전에 막기 위해선 차에 아이를 단 몇 분이라도 홀로 둬서는 안 된다. 또한 운전 전에 휴대전화, 핸드백 등을 뒷좌석에 두거나 아이의 존재를 상기시킬 물건을 앞좌석에 둬 아이의 존재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차 안에 방치된 아이를 발견했을 경우 아이가 앉아 있는 반대편 유리창을 부순 뒤 구조해야 한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