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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세월]재치있게 아리랑을 부르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9.30일 14:18
(흑룡강신문=하얼빈) 아리랑은 우리민족 누구나 애창하는 명곡이다.그러나 문화대혁명때는 황당하게도 불러도 안되고 들어도 안되는 "반동가곡"으로 취급되였다.하지만 재치있게 아리랑을 부른 사람이 있어 지금도 기억된다

  그때는 문화대혁명이 한창 열광적으로 진행되던 60년대 후반기였다.어느날 볼일이 있어 현성에 갔다가 려관에 들렀는데 난데없이 려관방에서 아리랑의 선률이 흘러나왔다. 기분이 좋아 부르는것이 술이 잘된것같았다.그런데 여늬 노래면 몰라도 아리랑는 금지곡인지라 한족들은 몰라서 방치한다치고 혹여 려관에 조선족홍위병이라도 있다면 대번에 반혁명분자가 되는것은 아닌가.당시는 말 한마디는 물론 노래한곡 잘못 불러도 당장에서"반혁명"으로 끌려나오던 세월이였으니 말이다.아닐세라 나와 함께 현성에 간 대대의 홍위병도 아리랑을 듣자마자 신경이 예민해서 어느 시골 구석도 아니고 사람들이 무시로 들낙거리는 려관방에서 그것도 대낮에 우에서부터 부르지 못하게 하는 노래를 통도 크게 부르는자를 가만 두어서는 안되겠다며 우둑부득 아리랑노래가 들려오는 려관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나더러 같이 가자고 하여 따라갔디.헌데 우리가 방금 문을 떼고 돌어가려는데 마치 누가 찾아온것을 예감이라도 한듯 방안에서 들려오는 아리랑가사가 심상치 않았다. 곡은 옛곡이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하는것도 같지만 뒤에 붙인 가사는 달랐다. "날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다"가 아니라 "천안문에서 모주석과 림표가 만났네." 하고 아주 현실적이고 혁명적인 가사였다.

  그러니 옛 아리랑을 그대로 불렀다면 문제가 서겠는데 이건 모주석과 림표가 천안문에서 만난 아주 혁명적인 내용을 노래로 불렀으니 어찌 반동가곡을 불렀다할것이랴. 보아하니 당시의 형세를 모르는 얼뚱이가 아니라 잘아는 사람같았다. 당시는 모주석께서 림표와 함께 천만문에서 여러차레 홍위병을 접견한 신문이 쫘하고 전국에 널린때이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해도 절대권위인 그 두 분을 칭송하는것이면 최고로 혁명적이 되던때다. 자칫 긁어 부스럼이라고 잘못 걸고 들다 오히려 대방에서 모주석과 림표가 만난것을 노래한것이 잘못되였는가고 되묻는다면 할말은 물론 우리 처지가 어렵게 된다.그래서 나와 그 사람은 훈계하려던 생각을 거두고 려관방으로 되돌아왔다. 한편으론 맹랑하면서도 다른 한편 재치있고 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였다. 아무리 부르지 못하게 하는 옛가락이라도 저런 식으로 부르면 누가 부르지 못하게 할것인가.아닌게아니라 우리 보다 앞서 신강이요 서장이요 내몽골 등지의 소수민족들이 자기들이 애창하는 민요에 당과 수령을 칭송하는 내용의 가사를 붙여 마음껏 노래하였고 그것이 우리 조선족들속에도 보급되면서 점차 우리민족도 대중이 애착하던 아름다운 옛 민요들에 문화대혁명형세에 맞는 가사를 붙여 부를 노래가 없어 목마르던 사람들이 마음껏 즐겨 부르지 않았는가.그러고보면 당시 려괸에서 아리랑을 재치있게 부른 그 사람은 비록 의식적이지는 않다해도 그 어떤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던듯,볼바에 그가 구태여 아리랑을 부른것은 아리랑에 대한 애착일뿐만 아니라 일변 아리랑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잘못된 세월에 대한 아니러니한 항변이 아닐가도 생각한다.이제 아리랑은 오늘 우리 조선민족은 물론 세계인이 애창하는 노래로 부상했다. 마음껏 부르자 사랑하는 우리의 "아리랑"을!

  /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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