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15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길거리 쓰레기를 주워온 중국의 노부부가 화제다. 이들이 걸은 거리를 합하면 약 4만km, 지구를 한 바퀴 돈 것과 맞먹는다.
지난 21일 중국 중신망 등 언론들에 따르면 쓰촨(四川) 성 루저우(瀘州) 시에 사는 첸씨와 그의 아내 랴오싱씨는 15년 전부터 매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있다. 이들이 줍는 쓰레기는 각종 생활용품을 비롯해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2001년 60세의 나이에 은퇴 후 삶에 무력감을 느낀 첸씨는 매일 쓰레기를 주우러 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싱씨는 귀도 어둡고 눈도 좋지 않은 남편이 행여나 다칠세라 같이 따라나섰다가 어느덧 15년의 세월을 첸씨와 길에서 보냈다.
중신망은 “두 사람은 수당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쓰레기를 주워 돈을 벌려는 건 절대로 아니다”라고 전했다.
첸씨는 쓰레기를 줍는 게 자기의 남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며, 랴오싱씨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간다는 게 평소 신념이다.
부부는 원래 살던 집을 떠나 룽마탄(龍馬潭) 구로 이사해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생활터전은 달라졌지만, 이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누비던 거리도 예전과 다르지만, 쓰레기를 줍는 마음만큼은 여전하다.
처음에 부부의 쓰레기 줍기를 반대했던 자녀들은 이제는 남은 생을 충실히 살아가는 부모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첸씨 부부의 딸 찬씨는 “비록 부모님을 따라 나가 돕지는 못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며 “어쩐지 부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