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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더 이상 '죽음의 병'이 아닙니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11.30일 19:55
한국, 성관계로 98% 감염… "콘돔은 그저 피임용" 인식 만연 /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때 전파/동성애자들만 감염 편견 대다수/에이즈 진료비 지원자 3배 늘 때/예산 되레 줄어 관리 정책도 미흡/감염인과 변기 같이 쓰면 위험?/잘못된 편견에 환자들 사실 숨겨

' “2030년까지 에이즈를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인 유엔에이즈(UNAIDS)는 “모든 지역, 모든 국가에서 에이즈 근절이 가능하다. 2030년까지 에이즈 창궐이 억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에이즈에 따르면 2000년 세계 에이즈 신규 감염자는 310만명이었지만 2014년에는 200만명으로 35.5% 줄었다. 사망자도 지난 10년간 35% 감소했다. ‘현대판 흑사병’으로 불리는 에이즈가 더 이상 ‘죽음의 병’이 아니란 의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오히려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즈 신규 감염자(내국인)는 1018명으로 1996년(104명)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이후로는 매년 신규 감염자가 1000명이 넘는다. 에이즈 정책에 관해서는 ‘후진국’이란 오명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앞두고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회원들이 에이즈 혐오, 감염인 차별 송판 깨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에이즈 누적 환자 1만명

에이즈(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후군)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감염성 질환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국내에서는 1985년 첫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살아있는 누적 환자는 1만502명이다.

HIV 감염 경로는 △성관계 △감염자의 혈액 직접 수혈 △감염자가 사용한 주삿바늘 사용 △감염된 엄마로부터 신생아에게 전파되는 수직감염 등이 있는데, 한국은 성관계로 인한 감염이 98% 이상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콘돔 사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콘돔 사용률은 매우 낮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에이즈에 대한 지식·태도·신념 및 행태조사’에 따르면 비고정적 성 상대자가 있는 경우 성관계 시 매번 콘돔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23.0%에 불과했다.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피임이 필요 없어서’란 응답이 많아 콘돔은 HIV 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란 인식이 만연했다.

이 같은 인식은 HIV가 동성애자 등 특정 집단에서만 감염된다는 편견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HIV 감염의 원인은 동성애라기보다는 안전하지 못한 성관계다. 2006∼2015년 신규 에이즈 감염자 8599명 중 성관계로 감염됐다는 사람은 6110명인데, 이성과의 성관계로 감염된 사람(3592명)이 동성과의 성관계로 감염된 사람(2518명)보다 많았다. 2579명은 감염 경로를 밝히지 않았는데, 이들이 모두 동성과의 성관계로 감염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성관계로 감염된 사람의 41.3%는 이성과의 성관계로 감염된 셈이다.

서라벌중학교 학생 160명이 서울역 광장에서 에이즈 예방과 관심을 촉구하며 레드리본 플래시몹을 선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편견 없애는 인식 교육 필요

에이즈 환자에 대한 관리 정책이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에이즈와 결핵 등 국가적으로 낮춰야 할 감염병은 치료비를 지원해 관리하고 있다. 환자가 치료와 관리를 받지 않으면 질병이 더 퍼질 수 있는 만큼 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에이즈 진료비 지원자는 2010년 2147명에서 지난해 665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예산은 26억4700만원에서 26억26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부족한 예산액은 21억원. 현재 예산이 필요한 금액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 증액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상태에서 치료비를 지원하면서 치료비 지원에 대한 비판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 종합병원 의사는 “에이즈와 관련된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인식을 바꾸려 하지 않고 조용히 치료비만 지원하다보니 왜 치료비 지원이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또 “편견 때문에 신분 노출을 우려해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며 “치료율이 떨어지면 신규 감염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증 환자들은 받아주는 요양병원이 없어 입원조차 어렵다. 12월 말부터는 요양병원이 에이즈 환자를 거부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개정된 의료법이 시행되지만 요양병원들은 “다른 환자들이 싫어한다”며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HIV는 약을 꾸준히 먹으면 전파력이 B형간염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편견 때문에 환자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인식과 편견은 에이즈 행태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감염인과 변기를 같이 사용하는 것만으로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는 문항에 44.4%, ‘모기에 물려 감염될 수 있다’는 응답에 그렇다 혹은 모른다는 응답도 52.3%에 달했다. 유엔에이즈에서 권고하는 에이즈 지식 5개 항목을 모두 맞춘 비율은 18.1%로, 2013년(30.4%)보다도 떨어졌다. 특히 10대는 9.9%에 불과해 에이즈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이즈 및 성병 예방 교육 경험은 74.7%가 ‘없다’고 답했다. 조사를 수행한 한양대 산학협련단은 “일반인도 얼마든지 HIV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캠페인과 교육 콘텐츠 배포 등 적극적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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