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가 지난달 30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사측과의 가합의안 안건 상정을 거부하면서 향후 국민일보 투쟁 방향이 주목된다.

당시 총회에서는 가합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가합의안은 살아있는 상태이지만 사실상 부결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1일 성명을 통해 재협상을 요구했고 사측에 이를 요구하는 공문도 발송했지만 사측은 아직 답을 하지 않은 상태며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1일 성명을 통해 “파업 160일 만에 힘겹게 도출된 잠정 합의안이지만 동지들을 희생시키는 잠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조합원 다수가 판단했다”며 “조합원들은 총회에서 지도부에 재협상을 요구했고 파업이 끝난 뒤에도 각종 소송이 진행되는 적대관계가 아닌, 진정한 노사화합의 정신을 살릴 수 있는 새 합의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협상의 핵심은 고소고발·징계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합의안은 평 조합원에 대해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징계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이는 총 23명의 고소고발자 중 3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집행부에 대해서는 고소고발을 법리적 판단에 맡기기로 해 자칫 파업 종료 후에도 지리한 법정 공방이 오갈 수 있다.

이에 노조는 사측에 “노사가 장기파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맺어가는 상황이라면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또 공정보도 및 균형 잡힌 기독 뉴스의 전달은 국민일보가 더욱 신뢰받는 매체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요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삼규 국민일보 경영전략실장은 “현재로서는 (노조의 재협상 요구에) 부정적”이라 말했다. 최 실장은 “사측과 합의한 안을 노조에서 가부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직은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노조는 4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손병호 노조위원장은 “일단 회사 측에 오늘(4일) 재협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달했으며 사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오후에 쟁대위 회의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일보 노조는 1일 성명에서 “국민일보 경영에 책임을 가진 국민문화재단과 여의도순복음교회도 더 이상 사태를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한다”며 “기독교계 안팎에서는 이미 국민일보 파업 사태 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져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을 두루 만나고 중재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기독교계 중재를 촉구하기도 했다.

-미디어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