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일본 에히메현 우치코정에 있는 종이접기 자판기 (사진출처: 아사히신문) 2016.12.24.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음료수 자판기부터 라면·우동 자판기, 심지어는 쌀 자판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판기가 있어 '자판기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 한 특별한 자판기가 등장했다.
바로 '종이접기' 자판기다. 24일 아사히신문이 이 자판기에 대해 소개했다.
일본 에히메(愛媛)현 우치코(内子)정에 있는 이 자판기는 정성껏 접은 '종이접기'를 판매하고 있다.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무늬의 색종이로 만들어진 종이접기의 종류는 종이비행기에서부터 까마귀, 코끼리, 색연필, 옷, 입술모양에 이르기까지 18개에 달하며, 개당 가격은 10~50엔(약 100~500원)이다.
부리가 움직이는 까마귀와 코가 움직이는 코끼리 등은 50엔으로 접기 어려운 것일수록 가격은 비싸다.
우치코정의 한 중학교 인근에 위치한 잡화점 '오카노상점' 앞에 위치한 이 자판기를 운영하는 사람은 상점 주인인 오카노 치즈루(岡野千鶴·여·60)다.
당초 이 자판기는 담배 자판기였으나, 2008년부터 종이 자판기로 변신했다. 담배 자판기의 채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 종이접기가 취미인 오카노는 정성스레 종이접기를 해 담뱃갑과 같은 크기의 투명 용기에 넣어 자판기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가 만들 수 있는 종이접기의 종류는 100개 종류에 달한다.
【서울=뉴시스】일본 에히메현 우치코정에 있는 종이접기 자판기 (사진출처: 아사히신문) 2016.12.24.
첫 2년간 매출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방송과 인터넷에서 소개면서 관광객들이 자판기를 보기위해 일부러 찾아오기까지 하는 지역 명물이 됐다.
두 딸과 함께 이 자판기를 자주 찾는다는 한 30대 남성은 "종이접기를 사는 것이 즐겁다"면서 "작품 자체에서 정성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종이접기 자판기는 입소문을 타고 지역 명물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까지 연간 매출은 1000엔(약 1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작품을 만드는데 소비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적자다.
그래도 오카노는 "슈퍼마켓 등지에서 사람들이 말을 걸어올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뿌듯해 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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