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올림픽 개최하며 대대적 정리
베이징시 2020년까지 1500곳 전통방식 재건
(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베이징시가 후퉁(胡同) 복원에 발벗고 나섰다. 후퉁은 베이징의 옛 성내를 중심으로 산재한 좁은 골목길을 말한다. 베이징 시내 관광을 할 경우 빼놓을 수 없는 게 후퉁이다.
23일 차이나데일리와 베이징청년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 21일 2020년까지 후퉁 1500곳을 전통방식으로 복원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시 당국은 베이징 중심순환도로인 2환(環) 이내의 후퉁 내 불법 건축물도 철거하기로 했다.
후퉁은 '우물'이라는 뜻의 몽골어에서 유래됐다. 한족(漢族)이 몽골족의 원(元)나라를 멸망시키고 세운 명나라 시기에 베이징에는 모두 458곳의 후퉁이 있었고, 명나라를 이은 청나라 때는 978곳이나 존재한 것으로 역사기록은 전한다. 중국의 개혁개방 직후인 1980년대에는 3679곳까지 늘었다.
이후 베이징이 개발되면서 후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후퉁을 흉물로 간주해 대대적인 정리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남은 곳들은 전통양식과는 관계없이 훼손되고 불법 건축물로 채워지면서 전통을 간직한 골목길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음식점, 미용실, 기념품 판매점 등 상가가 후퉁에 접한 사합원(四合院)의 담벽을 허물면서 베이징의 도시 미관이 망가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베이징 등 중국 화북(華北)지방의 전통 가옥 형태인 사합원은 ‘ㅁ’자 형태다.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본채, 사랑채 등 4개 건물로 둘러싼 구조로 돼 있다. 베이징에서는 사합원이 후퉁에 접해 있어 베이징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관광명소가 된 지 오래다.
올 들어 베이징시 당국이 본격적으로 후퉁 정비에 나서면서 난립 상점은 급감하는 추세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대표적인 후퉁으로 폭 10m, 길이 800m에 불과한 난뤄구샹에 난립한 음식점, 기념품 판매점 등 상점은 올 초만 해도 235곳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는 154곳으로 줄어들었다. 난뤄구샹은 1990년 베이징시가 처음으로 역사문화보호구로 지정한 곳이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