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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박차순할머니를 그리며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01.19일 15:54

소형록음기를 들으며 함께 “아리랑”, “도라지”를 부르고있는 고 박차순할머니.

1월 18일, 호북성 효감시 룡점촌에 살고있던 박차순할머니(95세, 중국이름 모은매)가 세상떴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중국대륙의 마지막 조선족“위안부”할머니가 삶을 마감한것이다.

지난해 5월말, 박차순할머니를 찾아뵈였을 때 할머니께서는 “위안부”시절의 피맺힌 치욕의 력사를 가슴에 깊이 묻은채 종내 입밖에 번지려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다만 “일본놈들은 사람도 아니였어! 울면 어떻게 다 울고 말하면 어떻게 다 말할수 있겠어!”라고 하며 한맺힌 “아리랑”을 한숨처럼 부르던 정경이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당시 일제의 식민지로 된 조선반도의 인민대중들은 도탄속에서 헤매였다. 침략전쟁에 피눈이 된 일제놈들은 식민지땅의 나어린 처녀들을 전쟁물자의 하나로 삼고 전쟁터의 “위안소”로 마구 끌어들여 처참하게 짓밟았다. 한국 전라남도 나주에 살고있던 스물세살나는 박차순은 1945년 6월, “양말공장에 취직”을 시켜준다는 일제놈들의 속임수에 걸려 중국 무한의 적경리(积庆里) 일본군“위안소”에 갇히게 된다.

담을 높이 쌓고 기관총을 걸어놓고 하루종일 감시를 하는 “위안소”안에서 일제놈들의 성노예로, 성폭행을 당할대로 당한 나어린 처녀들은 그 잔혹한 폭행에 하나 둘 죽어나갔다. 임신을 하거나 성병에 걸려도 가차없이 처단된다. 일제놈들은 성병을 막기 위해 “위안부”들에게 “606”이라는 주사를 정기적으로 놓군 하였다. 성병치료제인 살바르산이라는 이 주사는 수은치료와 함께 “위안부”들이 후날 아이를 가질수 없는 중요한 원인으로 된다.

무한에 살고있는 “위안부”동료의 방문을 기념하여

3개월이 자나는 어느날 위안소안이 혼란한 틈을 타 요행 “위안소”를 빠져나온 그는 죽기살기로 뛰여 몇십리밖의 대황만이라는 곳에 이른다. 거기서 선량한 마음씨를 가진 한족농민 황씨를 만나 가정을 이룬다. 그 역시 아이를 가질수 없게 되자 두살짜리 녀자애를 양녀로 들이고 세식구는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다. 마을사람들도 그녀를 많이 동정하고 보살펴주었다.

그 세월이 어느듯 70여년이 흘렀고 박차순할머니는 그동안 조선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게 되였으며 보통한어도 번지지 못하는채 심한 호북 지방방언만 구사하고있었다. 그러나 조선말을 하는 우리들과 마주하고 옛날을 추억하는 박차순할머니는 되도록 한마디라도 조선말을 번져보려고 무진 애를 쓰셨다.

드디여 “전라남도 나주”라는 고향이름을 떠올렸고 “박가” “차순이”, “엄마””아버지”를 외울수 있었다. 그러더니 이어 “아리랑”이며 “도라지” 민요를 틀림없이 발음하며 구슬프게 선률을 타는것이였다. 어쩌면 그 노래가 울음보다 더 슬프게 들렸다.

“위안부”할머니들께 꾸준히 자원봉사를 해온 훈춘의 엄관빈선생을 만나 담소를 나누고있다.

우리와 마주하고있는 박차순할머니의 그 눈빛과 일거일동은 그토록 부드럽고 상냥하였으며 거처하는 침대며 이부자리, 입고있는 옷가지며가 그토록 깨끗하였다. 박할머니의 일상생활이 워낙 깨끗하고 알뜰하며 작식도 잘해 린근에 소문이 있었다고 딸은 소개하였다.

딸내외는 엄마의 은혜를 감사히 여기며 박차순할머니를 그토록 존경하고있었다. “전쟁의 피해자로 고난의 일생을 살아온 어머니에게 우리가 해드려야 할 일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라고 하며 그들은 엄마의 신상을 소홀함이 없이 보살피고있었다. 하여 박차순할머니의 얼굴에는 항시 웃음기가 어려있었다. 사회적으로도 지원금이며 지원물자를 끊임없이 보내오고있다며 할머니는 마음속 안위를 느끼고있었다.

할머니는 누군가 선물한 꾸레미속에서 화장품을 꺼내 얼굴에 찍어바르며 “이제 이 세상에 살아있을 날이 얼마나 될는지” 하며 싱긋 웃어보였다. 박차순할머니는 그렇게 이세상을 떠나가셨다.

그러나 마음속 깊이 맺힌 “위안부”의 한을 풀지 못한채 저세상으로 가신 박차순할머니는 지금도 전쟁범죄를 승인하려 하지 않고 “위안부”제도의 죄악을 덮어감추거나 왜곡하고있는 일본정부와 그 우익세력의 만행에 치를 떨고있을것이다. 줄곧 력사의 산증인으로 치욕을 씹어삼키며 살아오신 할머니께서는 인류사회에 영원한 평화와 안녕이 깃들고 인류의 존엄과 인권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그때에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고르롭게 쉴수 있으리라 믿어마지 않는다.

박차순 할머니, 부디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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