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헌법상 최고 의결 기관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구성될 전인대에서는 공산당 간부 대표의 비중을 줄이고 여성과 전문가, 농민, 농민공 등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집권 2기 5년을 함께 할 제13기 전인대 대표는 내년 1월 선출될 예정이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현재 진행 중인 제12기 중국 공산당 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에서 8일 제13기 전인대 대표 선출 인원과 선거 관련 내용을 담은 초안이 공개됐다고 9일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이 올 가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상무위원 등 향후 5년을 이끌어갈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하면 이어서 시 주석 집권 후반기 5년을 이끌 13기 전인대 대표, 정협 위원을 새롭게 선출하게 된다.

초안에 따르면 제13기 전인대 대표 정원은 3000명 이하로 제한하고 일선 공산당, 농민, 전문 기술자, 농민공 등 대표 비중을 12기 대비 늘리고 대신 당정 간부 비율을 낮출 예정이다. 여성 대표 비중도 늘리기로 했다. 중국 공산당과 인민들도 세계 여성의 날인 8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한 가운데 여권주의자들은 입법부의 여성 비율이 최소 30%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시진핑 주석 들어 구성된 현재 12기 전인대의 여성 비율은 23%다.

왕천(王晨)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8일 전인대 제5차 전체회의에서 초안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전인대는 광범위한 분야를 아울러 인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이는 전인대의 본질이자 사회주의 민주화 실현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중국 선거법 제6조에도 전인대는 광범위한 인민을 대표해야 하며 적절한 수의 풀뿌리 계층인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 대표를 골고루 포함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성·시·자치구와 홍콩(36명)·마카오(12명)특별행정구, 대만(13명) 등 지역별 대표 수는 12기와 같은 수를 유지한다. 인민해방군 전인대 대표도 265명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전인대는 공산당과 국무원의 결정을 추인하는 형식적인 의사결정기구로 헌법 개정, 각종 법률 제정, 국가 예산·결산 심사와 승인 등 국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국가주석·부주석·중앙군사위주석·국무원 총리 등도 선출한다. 밑으로 각 지방급 인민대표대회가 있고 하급에서 상급 대표를 선출해 전인대가 구성되며 매년 3월 한 차례 회의를 열며 임기는 5년이다. 올해 전인대는 지난 5일 개막했으며 오는 16일 폐막한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출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