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회동하고 군통수권 이양받고…숨가쁜 첫날 일정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당직자와 인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하루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낼 전망이다. 사상 첫 당선과 함께 취임하는 만큼 역대 대통령들이 당선인 신분으로 소화했던 행보와 실제 취임 첫날 행보를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 당선인의 일정은 오전 7시께 시작된다. 당선이 확정된만큼 이날 아침 합참의장의 군통수권 개시보고를 자택에서 접수한다.
또 오전에 공식 당선 절차가 진행된다. 개표가 완료되고 지역별로 투표 수 집계가 끝나면 대통령 당선인을 확정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체회의가 오전 9시에 소집된다. 전체회의에는 김용덕 선관위원장 등 9명의 선관위원이 참석해 개표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이상 유무를 검토한다. 이어 김 위원장이 집계결과와 당선인 결정문을 낭독한 뒤 '당선인 결정안'을 의결하면 당선인이 확정된다.
특히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궐위선거이기 때문에 당선인 결정 즉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문 당선인은 이에 앞서 당선이 확정되면 오전 10시10분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은 물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야당을 찾아 향후 국정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야당 측과의 회동 장소는 야당 측 상황에 따라 야당 당사가 아닌 국회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대선 경쟁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위로와 협조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취임선서식은 낮 12시에 예정됐다. 대통령 당선증 전달과 동시에 취임선서식이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당선증은 김 위원장이 국회에서 당선인에게 직접 전달한다. 초청 인사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문 당선인 측 관계자는 "취임식이 아닌 취임선서식으로 치른다는데 주목해 달라"면서 추후 정식 취임식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실제 문 당선인 측은 한달여 뒤 국내외 귀빈들을 초청한 정식 취임식을 열고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을 전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취임선서식 이후에 문 당선인은 청와대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전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도 이날 예정돼 있다. 우리의 최우방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먼저 통화를 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대내외에 천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도 통화하며 향후 북핵 문제 해결 과정 등에서 공조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의 당선 확정과 동시에 군 통수권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문 당선인에게 이양되는 만큼 합참의장 보고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군통수권자로서 국가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챙기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통상 합참의장은 신임 대통령의 임기 시작 첫날 0시에 전화로 "군 통수권을 이양받으셨다"고 알린 뒤 군사 대비태세와 북한 동향 등에 대해 보고하는 게 관례였다. 신임 대통령은 군 지휘체계를 점검하는 것으로 첫 임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문 당선인은 당선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는 만큼 취임선서식 직후 이 같은 보고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당선인은 중앙선관위가 당선 확정을 하는 순간부터 대통령으로서 경호를 받게 된다. 대통령 후보 신분일 때는 경찰이 경호를 주관하지만,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면 청와대 경호실이 경호를 맡는다. 이에 따라 경호 인력의 규모나 작전 범위는 대폭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