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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극비 조사받고 새벽에 떠난 ‘북한 목선 어민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2.04일 07:34
아키타현 유리혼조 경찰서 가보니

8명 9일간 조사 후 “공작원 아니다” 결론

500엔짜리 벤토 세 끼니.속옷 제공

버스로 비밀리 후송, 中 거쳐 북한행

日, 잇단 표류 北 대량난민 전조 우려

일본 아키타현 유리혼조경찰서 측이 철통보안에 편리한 2일 새벽시간을 이용해 북한 남성 8명을 센다이 공항으로 급히 이동시키고 있다. 북한 남성들은 지난달 23일 이 지역 해안에 표류한뒤 9일간 북한공작원 여부를 조사받았다. 버스가 급히 떠나는 모습. 유리혼조=박석원 특파원


“북한인들에겐 기본적인 반찬과 흰밥이 포함된 500엔(약 4,800원) 정도의 간단한 벤토(도시락)가 매끼 제공됐고, 속옷 등이 전달됐을 뿐이다.”

지난달 23일 목선을 타고 해안에 상륙한 북한 남성 8명이 조사를 받고 있는 일본 아키타현 유리혼조(由利本莊) 경찰서 주변은 보이지 않는 베일로 덮인 듯했다. 주민들 사이에 공작원이라는 소문마저 돌고 있는 이들 북한인에 대한 조사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1일 밤 찾은 경찰서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인근 주민들은 “공작선이 출몰했다는 소문이 돌고, 한 밤 중 외국어를 말하는 남성들이 초인종을 눌렀다는 증언도 있다”라며 북으로부터 온 낯선이들의 방문에 한껏 겁을 먹은 듯했지만 경찰은 최대한 입을 닫았다. 그나마 조사 결과 이들이 ‘공작원’이 아니란 것, 그리고 세 끼니를 제공받으며 밀폐된 좁은 다다미방에서 9일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는 전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의 서쪽 해안(우리나라 동해)에서 북한인들이 연일 죽어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최근 들어 아키타(秋田)현과 이시카와(石川)현 등 동해 쪽 바닷가에서 북한 어민들로 추정되는 시신과 이들이 탄 목조 선박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최근 보름여 간 구조되거나 시신으로 발견된 북한인이 무려 50여 명에 이른 가운데 2일에도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 해안에서 전복된 목선과 남성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유리혼조 해안으로 상륙한 이들 8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경찰 관계자는 1일 밤 “범죄자로 단정할 수 없어 구치소가 아닌 경찰서내 일반 방에서 다른 일본인들이 받는 방식대로 조사를 진행했다”고만 밝히고 모습을 감췄다. 경찰서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숙직실로 쓰는 일본식 다다미방에서 8명이 함께 기거했고, 일본측 감시자와 한국어 통역이 24시간 곁을 지켰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취침ㆍ기상 시간을 제약받진 않았지만 경찰은 방에 놓여있던 TV를 치워 이들이 일본 문화나 정치동향, 사회상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전언도 들려왔다.

2일 동이 트기 한참 전 경찰서에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전 4시 55분께 8명은 극비리에 마련된 버스에 태워져 경찰서를 급히 빠져나간 후 센다이(仙臺)공항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버스에는 커튼이 쳐져 밖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게 했다.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태워져 나가사키(長崎)공항으로 이동한 이들은 오후 3시 30분쯤 나가사키(長崎)현 오무라(大村)시의 입국관리국에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측 조사결과를 기초로 임시상륙 허가절차가 이뤄져 이날부터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인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당국은 8명을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때문에 극비 이동도 경찰 후송차량 대신 민간버스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북한 배들이 동해 공해상에 있는 ‘대화퇴’(대륙붕에서 주위보다 얕은 지역) 어장에 진출해 고기를 잡다가 조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 해안에서 발견된 북한 선박은 일본 국내법에 따라 ‘해양쓰레기’로 분류돼 처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상황이 재연되거나 대량난민 발생의 전조일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이들 북한인이 공작원일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해안에서 발견된 시신 8구에 대해 아키타현 오가(男鹿)시 측은 화장해 처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유리혼조(일본 아키타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지난달 16일 아키타현 니카호시 고노우라마치(金浦町)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의 모습. 8~9명이 탈 수 있는 것으로 당국이 추정했지만 사람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주변 마을에선 이들이 만약 생존했을 경우를 가정한 북한공작원 침투설이 나돌아 불안에 떨고 있다. 고노우라마치 어협 제공

북한 남성 8명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채 조사를 받은 일본 아키타현 유리혼조경찰서의 모습. 유리혼조=박석원 특파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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