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준호 (룡정시북안소학교5학년3반)
(흑룡강신문=하얼빈)우리 집 한구석에는 내가 무척 즐기는 롱구공이 있다. 오늘도 롱구공을 보느라니 지난해 4월 체육시간에 있었던 일이 선히 떠오른다.
그날 5교시는 체육시간이였다. 체육시간을 목마르게 기다리던 우리는 종소리가 울리기 바쁘게 잽싸게 운동장에 집합했다. 이윽고 운동장에 나오신 체육선생님의 손에는 축구공도 배구공도 아닌 롱구공이 쥐여있었다.
‘오늘은 웬일이지? 내가 좋아하는 롱구시합을 하는 건 아닐가? ㅎㅎ 이게 웬 떡이람…’
난 너무도 좋아 기분이 둥둥 떴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선생님께서는 오늘 학교롱구선수를 뽑겠으니 모두들 잘해보라고 하셨다. 평소에 친구들과 롱구시합을 몇번 해본 나는 아무도 눈치 못 채게 ‘아싸!’ 하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있게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자 난 신심 가득 롱구공을 받아쥐고 선생님이 요구하는 몇가지 동작을 선보였다. 그런데 뛰는 놈 우에 나는 놈 있다고 평소에 휴식시간이면 모여서 축구공만 차던 친구들이 롱구공도 아주 잽싸게 다룰 줄이야. 그래도 행여나 운이 좋아 내가 롱구선수에 뽑히지 않을가 하는 기대에 선생님을 바라봤는데 선생님의 입에서 “불합격”이라는 말이 떨어졌다. 체육시간이 끝나자 롱구선수에 뽑힌 친구들은 너무도 좋아 운동장에 모여 웃고 떠들었지만 난 서운하고 실망스러워 아무말도 안하고 교실에 들어갔다.
그 후부터 난 친구들 앞에서 롱구말은 안하지만 시간만 있으면 롱구연습을 열심히 한다. 비록 롱구선수는 아니더라도 언젠가 기회가 오면 친구들 앞에서 롱구공을 멋지게 던져넣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진준호, 아자아자 파이팅!
/지도교원: 리옥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