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중국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는 통화긴축 완화를 통한 경기 급랭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24일부터 은행 지준율이 0.5%포인트 인하되었다.

　　이는 시중 유동성을 4천억위안 가량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작년 12월 이후 2개월만에 다시 단행된 지준율 인하는 중국의 경기하강 우려가 그만큼 깊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8.9%를 기록, 연평균 9.1%로 목표치인 8%를 크게 웃돌았지만 최근 나타나는 실물 경제의 움직임들은 경기급랭 우려를 떨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생생한 흐름을 보여주는 가전, 자동차, 굴착기, 철강 등의 불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지난달 신정과 춘제(春節·설) 등 장기 연휴로 최대 특수를 기대했으며 실제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업계는 올해 판매부진이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새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모임인 승용차 연석회의에 따르면 1월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보다 16.5% 급감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30~40%의 고성성장을 지속한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굴착기 판매도 작년 10월 이후 30~40%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굴착기 판매가 줄고 있다는 것은 각종 개발, 투자 등이 줄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향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철강업계는 판매부진에 따른 경쟁심화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이며 상당수 업체들이 경영난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서방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7%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경기급랭을 방지하기 위한 지준율 인하 시기를 저울질 해왔다.

　　현재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달 4.5%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2월 이후 3%대로 낮아져 지준율 인하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등은 작년 말 이후 통화정책의 선제적인 미세조정을 언급하며 경제기조를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성장으로 전환할 것임을 시사해 왔다.

　　중국 상무부는 관계 기관들과 공동으로 내수진작을 위해 새로운 소비촉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하가 당장 경기를 부양하지는 못하겠지만 경기하강 속도를 낮춰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준율 인하가 2~3차례 더 단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