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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성공·상사와 친해지기…족집게교육 6개월에 350만원

[기타] | 발행시간: 2012.10.19일 17:08

수개월간 짝사랑해온 여성에게 말 한번 건네지 못한 김경묵 씨(가명ㆍ28)는 최근 한 컨설팅 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업체는 처음 이성에 접근하는 법부터 평소 스타일링과 대화, 스킨십하는 비법까지 연애에 관한 '모든 것'을 고객에게 가르쳐 준다고 했다. 일대일 맞춤형 코칭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한 달에 88만원, 6개월치에 350만원이다.

김씨는 "여성에게 섣불리 마음을 표현했다가 거절당하는 것보다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게 나을 것 같아 등록했다"고 말했다.

이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감정표현에 서툰 20~30대 남성들의 수요가 많다"며 "연애에 성공하지 못해도 환불은 없지만 고객들이 꽤 몰린다"고 전했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감정컨설팅이 늘고 있다. 컨설팅 사업이 비즈니스를 넘어 최근에는 연애, 직장 내 대인관계 등 사생활 영역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 같은 컨설팅은 대개 개인별 맞춤형으로 진행되며 내용도 의사 전달, 갈등 해결, 스트레스 해소 방법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세세한 감정의 영역을 다룬다. 한 중견기업의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는 3년차 직장인 권은경 씨(26)도 김정컨설팅을 이용하는 고객이다.

나이 많은 선배들과 친해지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아온 권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웃음치료를 받고 있다.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웃는 법을 배우고 남들을 즐겁게 하는 테크닉을 배우면서 사고방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권씨는 "팀 내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웃음치료가 도움이 됐다"며 "회사 생활이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권씨가 다닌 웃음치료센터는 2006년 설립 당시 수백 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가 현재 2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연애컨설팅 업체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 2006년에 설립된 한 연애컨설팅 업체는 현재 누적 고객 숫자가 6000여 명에 달한다.

심리치료, 최면 등 분야에 자격증을 소지한 15명의 강사가 회원 고객을 상대로 이성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법, 진실하게 고백하는 법 등을 도와준다.

고객 다수는 이성에 대한 감정표현이 서툰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남성으로 감정표현법에 대한 세세한 맞춤형 코칭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아예 '헤어진 이성친구ㆍ배우자의 마음 돌리기' 등 특정 분야를 전문이라고 광고하는 업체까지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대행 업체는 대인관계에서 감정 소모가 많은 일을 도와준다. 예를 들어 이별 통보, 헤어진 여자친구 되찾기 등 개인사는 물론 직장 상사와의 불화 조정 등과 같은 사회생활 관련 조언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업체 관계자는 "한번에 5만~6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10여 건씩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감정컨설팅'의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이 경쟁에 쫓기면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시간마저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정신적 여유를 잃은 젊은이들이 감정표현도 점점 소극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연애 등 사생활에서도 실패할지 모른다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에게 의존하려는 성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감정이 골고루 발달하지 못한 사람들이 생겨나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감정컨설팅 이용이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동현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전문성이 없는 외부 기관의 도움은 일시적"이라며 "감정컨설팅을 '치료'로 착각하고 의존하면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곽금주 교수는 "외부인의 도움을 받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통제력"이라며 "취미활동을 발굴하는 등 스스로 '감정 운동'을 하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미정 기자 / 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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