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한국 등 외지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조선족이 늘면서 대부분의 서비스업 종사자가 한족들로 채워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연변일보가 25일 보도했다.
연변 최대 상가인 연길백화점은 조선족 출국붐이 계속되면서 조선족 종업원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한족을 비롯한 다른 민족 종업원들을 채용한 뒤 우리 말을 가르쳐 업무를 보게 하고 있다.
이 백화점은 400여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이 우리 말을 배울 수 있도록 전문강사를 초빙하고 상업용어를 중심으로 한 '조선어회화 50구절' 책자를 만들어 어학교재로 쓰고 있다.
신문은 백화점이 정기적으로 우리 말 경연대회를 열어 우수 종업원을 포상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펼쳐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연변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택시기사 가운데 조선족을 찾아볼 수 없게 됐고 조선족 식당의 종업원들도 대부분 한족으로 채워졌다.
심지어는 조선족 관광가이드도 급속히 줄면서 연변주 관광국은 한족에게 일정 기간 실용 한국어와 전통 풍습 등을 가르쳐 부족한 조선족 가이드를 대체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조선족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이나 심수, 상하이 등 대도시로 대거 진출한 데다 연변에 남은 조선족마저 일은 힘들면서 수입은 많지 않은 직종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지 조선족 매체들은 "20대 태반이 취직을 아예 하지 않거나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백수의 대오에 합류해 연변에서 신조어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 유행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