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창환 기자]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은 시청률 40%를 상회하며 2012년을 대표하는 국민드라마로 등극했다. '해품달'은 김수현, 한가인, 정일우 등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한 작품.
특히 극 중 국무(國巫·국가 차원의 제의를 주관하기 위해 도성 안에 둔 무당) 녹영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전미선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미선은 우려와 달리 피곤에 지치지 않은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기자와 마주했다.
그는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품달'에 연속으로 출연했다. 세 작품 시청률 총합은 110%. 이를 통해 전미선은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별명을 얻었고,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다. 그의 활약보다는 제작진과 함께 하는 배우들이 고생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겸손한 배우였다. 또 '해품달'의 시청률이 40% 중반까지 오르기 원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하 일문 일답.
-요즘 많이 바쁜가.
▲ 사실 별로 바쁘지 않다. '해품달'은 쪽대본이 나오지 않는다. 밤새 촬영하는 것만 빼고는 괜찮다.(웃음)
-'해품달'이 신드롬이다. 기분이 어떤가.
▲ 잘 돼서 기분이 좋다. 긴장 풀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끝까지 잘 마무리 해 나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실 주변에 아직 반응이 많이 없다. 얘기를 좀 해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아직 많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해품달'의 인기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한다.
-'해품달' 출연을 결정한 이유.
▲ 대본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역할도 정말 멋있었다. 멋있는 만큼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즐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김영애 선생님도 잘 받쳐줘서 더 열심히 촬영에 몰입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미선에게 '해품달'은?
▲ '해품달'을 통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다. 배우로서 성숙한 연기를 하게 된 발걸음을 시작한 작품이다. 나에게 고마운 작품이고 전미선이라는 이름을 각인 시켜준 작품이다. 그래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극 중 어떤 후배들을 눈여겨 보고 있나.
▲ 김수현이나 정일우나 다 매력이 있다. 각각 모두 다 노력을 한다. 한가인, 윤승아, 배누리도 모두 다 예쁜 후배다. 다들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친해진 사람이 있나.
▲ 나는 사실 밝고 사교성이 있지 않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런데 (김)수현이는 쾌활해서 내게 먼저 다가와서 친해졌다. (윤)승아나 (배)누리와도 친해진 것 같다. 그 친구들에게 내가 어려울 수 있지만, 내가 불편하게 대해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
-'무녀'라는 직업이 신선하다.
▲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무녀는 센 역할이다. 어떤 분들은 무녀를 안 좋게 생각하기도 한다. 사실 그 무녀들도 사람이다.(웃음) 인간적으로 힘든 것과 일하는 모습이 확연히 다른 걸 보여주고 싶었다. 무녀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선입견 없이 자연스럽게 봐주시는 것 같다.
-주술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힘들지 않나.
▲ 주술할 때 너무 힘들다. 기를 모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해야 한다. 정말 긴장도 많이 하고 몰입해서 했는데 다행히 잘 나왔더라.(웃음)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수식어.
▲ 기분이 좋은 반면에 부담이 된다. 좋은 작품을 참여할 수 있어서 내가 정말 복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연기를 잘 하고 대본이 좋으면 시청률이 자연스럽게 오르는 거지 나 혼자만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품달' 예상 시청률은 얼마인가.
▲ 아마 25부작이었으면 48%까지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웃음) 마지막 방송은 아마 46-7%까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해품달'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최근 '해피투게더'와 '승승장구' 녹화를 마쳤는데.
▲ 예능은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안 하기도 했고, 계속 (섭외 요청을)피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를 알리고 싶더라. 시청자들이 나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래서 예능에 도전했다. 지금은 과감하게 얼마만큼 다른 분야에 도전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하고 있다.
-2006년 KBS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한 이후로 수상 경력이 없다. 올해 욕심나지 않나.
▲ 모르겠다.(웃음) 운도 따라야 하고, '해품달'이 상반기 방송이라 좀 어려울 수도 있다.(웃음) 언젠가 열심히 하면 받을 수 있다. '열심히 하면 주시겠지'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올해로 연기 인생 24년째다.
▲ 어렸을 땐 연기를 잘 몰라서 그 당시 연기를 했다고는 생각 안 한다. 연기로서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13년 정도 됐다. 차곡차곡 밟아 와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욕심내지 않고 모자란 부분을 하나하나 채워왔다.
-동안이다.
▲ 과거에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고 싶었지만 (동안 탓에)연기가 한정됐었다.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 사실 동안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였다. 연기에 제한도 많이 받았다. 듣기는 좋지만, 연기자로 배우로 사는 데는 크게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 지금까지 해왔듯이 다양한 역할만 준다면 잘 흡수해서 열심히 해보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지금까지 부드러운 역할을 많이 했다면, 시니컬한 역할이나 시트콤에도 출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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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