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한국 경찰청.
외국에서 대형 계약을 따냈다고 속여 투자금 수천억원을 빼돌리고 중국으로 도피했던 사기범이 도피 6년여 만에 붙잡혔다. 특히 이 사기범은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서 가명을 쓰며 생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에 걸쳐 다단계 사기를 통해 피해자 1만여명부터 2천5백억원을 편취한 45세 이모 씨를 8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씨는 국내 비상장회사의 대표로 있으면서 2004년부터 2008년 동안 매출을 허위로 부풀리고 확인이 어려운 해외 대형 계약 내용을 공시 및 언론 보도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한 후 미등기 5억주를 유통시켜 2천5백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2009년 중국으로 밀항해 가명을 쓰며 왕징 일대에서 은신해왔다.
주중한국대사관의 김남현 경찰영사는 지난해 10월 21일 왕징 일대에서 이 씨를 목격했다는 교민의 제보를 접수해 중국 공안과의 공조 수사 및 추적 활동을 전개했고 제보 하루만에 베이징 외곽 퉁저우구(通州区)에서 검거했다.
한중 양국 치안 관련부문은 2013년 한중 경찰협력회의 때 상호 도피사범 명단 교환에 합의해 양국 간 주요 도피사범 명단 10명씩을 교환했으며 이듬해 이를 30명으로 확대했다. 이번에 송환된 이씨는 우리 경찰이 2014년 중국 측에 검거를 요청한 30명의 명단에 포함된 집중단속 대상자였다.
중국 공안은 지난해 6월 탈북자와 귀환 국군포로 등 200여명을 상대로 투자 사기를 벌여 158억원을 가로채고서 중국으로 도피한 탈북자 출신 사업가 한모(50) 씨를 검거하는 등 지금까지 한국인 사범 8명을 붙잡아 우리 경찰에 넘겼다.
경찰청은 "이번 강제 송환이 중국 공안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이루어 낸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중국 공안과 긴밀히 협력하여 중국으로 도피한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