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과학] 원래 자기 집이었던 은하로부터 쫓겨난 것으로 보이는 초거대 블랙홀이 발견돼 우주 공간에 이처럼 외톨이가 된 블랙홀이 많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6일 보도했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CfA) 과학자들은 다양한 망원경을 사용한 관측을 통해 지구로부터 약 40억 광년 거리에 있는 매우 밝은 천체 CID-42가 바로 이런 블랙홀이라는 강한 심증을 얻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블랙홀은 다른 블랙홀과 충돌해 합쳐진 뒤 충돌에 따른 강력한 중력파에 의해 시속 500만㎞의 속도로 은하 중심부에서 쫓겨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연구진은 “우리 태양의 수백만배나 되는 질량을 가진 초거대 블랙홀이 위치를 이동하는 것도 모자라 이처럼 빠른 속도로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며 “모든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이 블랙홀을 쫓아내는 힘은 아인슈타인이 처음으로 예측했지만 직접 관측되지는 않은 ‘중력파’, 즉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광속으로 파도처럼 전달되는 현상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밝은 X-선을 내는 CID-42는 이미 미항공우주국(NASA)의 챈드라 우주망원경을 통해 발견됐으며 이는 한 개 이상의 거대 블랙홀 주위에 있는 초고온 물질에 의한 것으로 추측됐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이 곳에서 무언가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짐작했지만 기존 자료만으로는 사건에 개입된 블랙홀이 한 개인지 두 개인지 알 수 없었다.
이들은 광원을 분리하기 위해 챈드라 망원경의 새로운 X-선 관측자료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X-선이 하나로부터만 온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해 각각의 중심부에 있던 블랙홀들이 한 개의 초거대 블랙홀이 된 후 충돌에 의해 생긴 중력파에 의해 바깥 우주 공간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연구진은 이런 설명이 옳다면 광대한 은하간 우주 공간에는 홀로 떠도는 초거대 블랙홀이 많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블랙홀들은 쫓겨난 뒤 주변의 가스를 모두 소비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아 찾아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