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수입화장품의 거품을 빼겠다고 밝혔다. 기름값 안정 대책으로는 6월 말부터는 삼성토탈이 본격적으로 국내 휘발유 시장 공급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FTA 수입화장품 가격대책’을 발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FTA 발효 후에도 가격인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며 “수입 화장품의 독점적 수입·판매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유통마진을 줄이고 정확한 가격·품질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한·미 FTA 발효 이후 화장수의 경우 6.5%이던 관세율이 0%로, 한·유럽연합(EU) FTA 역시 화장수(4%→0%)·매니큐어(4%→0%) 등 관세가 사라짐에 따라 각각 수입평균 가격이 1.9%, 10.1%와 4.3% 감소했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또 높은 수입원가로 인해 관세인하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 사례도 발견됐다. 한 화장수의 경우 수입가격이 최종판매가의 13.3%에 불과해 4%포인트 수준의 관세율 인하는 소비자가 0.5% 인하 효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영세업자 위주로 형성된 병행 수입 시장에 대형유통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품질검사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병행 수입 시 현재 제조번호별로 여러번 하던 품질검사를 제조번호별로 한번만 하도록 절차를 개선키로 했다.
오는 7월에는 식약청장·화장품업계 간담회, K-컨슈머리포트의 자외선차단제 품질 테스트 결과 발표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해외유명브랜드와 경합할 수 있는 국산화장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략적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한다.
박 장관은 “식약청 등을 통해 국내유통 화장품에 대해 허위표시·과대광고, 사용기산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조·품질관리 실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6월말부터 삼성토탈이 국내휘발유 시장의 제5공급자로 참여해 1차분 3만5000배럴을 우선 공급하고 향후 추가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는 전자상거래용 수입 석유제품에 대해서는 할당관세가 적용되고, 리터당 16원의 석유수입 부과금이 환급된다.
박 장관은 “석유제품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이 지난 4월19일 발표된 후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며 “알뜰주유소는 4월20일 449개에서 6월14일 554개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주유소 혼합판매 관련 “주유소 설문조사결과 약 70%가 전량구매계약의 변경을 의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정유사, 주유소협회와 협상을 통해 계약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뭄 대책 관련, 정부는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주말까지 급수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논농사 짓는 일부 지역에서 가뭄으로 모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번주 안에 급수조치가 끝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뭄에 작황이 좋지 않은 마늘, 양파의 경우 수급안정대책도 마련했다. 마늘 의무수입물량(7600t과 국산 마늘 비축분(6000t)을 시장에 내다 팔아 가격 급등을 막기로 했다. 양파 시세를 잡기 위해 의무수입물량(2만1000t)은 조기 수입해 방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정부은 “오는 7월 민관이 공동 비축하는 구리를 기초자산 삼아 구리 상장지수펀드의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