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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3D IMAX 상영 극장
할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한 해외 영화사들이 최근 중국 영화 시장에서 잇단 장애물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규제 당국이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 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SARFT)의 티안진 차관은 제18차 중국공산당회의 기간 중에 열린 한 문화개혁 회의에서, 최근 한 달간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해외 영화들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중국 규제 당국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해외 영화의 상영이 지연됐던 일이며, 몇몇 할리우드 대작이 동시 개봉을 했던 일에도 당국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티안 차관은 이어 “모든 것이 시장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면서 중국 영화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추가 조치도 취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할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한 해외 영화사들은 이상한 난관에 몇 차례나 부딪혔다. 지난 여름 동안 박스오피스에서 해외 영화들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는가 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몇 편의 개봉이 지연된 일도 있었다. 또 몇몇 3D 할리우드 영화가 같은 날 개봉하는 일도 일어났다. 이 경우 할리우드 대작끼리 경쟁이 붙게 되는 만큼 이들 영화의 관객 점유율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는 관영 기업인 중국영화그룹이 영화 배급을 관장하고 있다.
티안 차관은 “매년 수백 편의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다 보니 영화들이 같은 날 개봉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 2월 이후였다. 당시 시진핑 부주석의 LA 방문 이후 중국은 자국 영화 시장의 개방을 확대했다. LA 방문 기간 동안 중국 지도자들은 한 해당 20편이던 해외영화 상영 허용치를 34편으로 증편하는 데 합의했다. 단, 늘어난 14편에 대해선 3D 혹은 초대형 아이맥스 상영 조건을 내걸었다.
이같은 합의 결과 중국 시장에 해외영화 상영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 영화산업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티안은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10개월 동안 전체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중국 영화가 차지한 비율은 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하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2011년에는 동기대비 무려 29% 상승한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쾌거는 중국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당국은 자국의 영화사들을 해외 대형 영화사에 필적할 만한 규모로 키워내 인기있는 영화를 제작, 해외에 중국 영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검열이 중국 영화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영화에 대한 중국 관객들의 갈증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도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티안 차관은 중국 당국이 계속해서 해외 영화에 대해 ‘열려있는 채널’을 제공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국내 영화 산업을 장려하는 노력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티안은 이어 중국 영화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창의성을 키워나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영화를 내놓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달성 방안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