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복권에 당첨된 뒤 갑자기 세상을 떠난 남성의 사인이 6개월여 만에 청산가리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8일(현지시간) 시카고트리뷴 등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사는 40대 우로즈 칸(사진)은 지난해 6월 100만달러(약 10억6000만원)의 복권에 당첨돼 세금을 뗀 42만5000달러(약 4억5200만원)를 받게 됐다. 그는 1980년대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세탁소 3곳을 운영하며 아내, 두 딸과 함께 성실하게 살았다. 그는 당첨금 일부는 어린이 병원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세탁소 사업 확장과 부채 상환 등에 쓰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복권의 행운은 불행으로 변했다. 당첨 한 달 뒤인 7월19일 은행에서 수표로 당첨금을 찾아간 칸은 다음날 저녁 숨졌다. 당시 경찰 보고서에는 가족과 저녁을 먹은 뒤 침실로 간 그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고 적혀 있다. 경찰은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판정을 내렸고 칸은 시카고 로즈힐 묘지에 묻혔다. 당첨금 수표는 유족이 8월15일 현금으로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칸의 친척들은 의심되는 점이 많다며 경찰에 정밀 조사를 요구했다. 시카고 쿡카운티검시소는 종합적인 독극물 정밀 검사를 진행했고 최근 칸이 치사량의 청산가리를 먹은 뒤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이날 칸의 사망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조만간 시신을 발굴해 정밀 조사를 할 방침이다.
<세계일보>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