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지시에 따라 11명의 고위층 인사와 성관계를 맺은 자오훙샤
충칭시(重庆市) 관료들의 성상납 동영상 주인공이 직접 사건의 내막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충칭시 베이베이구 레이정푸(雷政富) 서기 등 공무원과 국유기업 간부 11명과 성관계를 맺은 자오훙샤(赵红霞)는 지난달 31일, 충칭시인민검찰원의 모 분원에 '공갈협박죄'로 체포돼 현재 모 구치소에 구속된 상태이다.
산둥성(山东省) 지역신문 치루완바오(齐鲁晚报)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자오훙샤는 변호사와의 면담에서 성상납 사건의 내막을 소상히 밝혔다. 그녀는 충칭시의 건설사인 융황(永煌)그룹 샤오예(肖烨) 사장이 시키는대로 고위 관리, 국영 기업가들에게 접근한 후, 호텔로 자연스럽게 유인해 몰래 설치해 둔 카메라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
자오훙샤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융황그룹에 입사한 후, 업무 과정에서 샤오예 사장과 내연 관계로 발전했다. 샤오 사장은 2008년 초, 회사 경영이 어렵다며 자오훙샤에게 '미인계' 역할로 자신을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그녀는 "당시의 나는 너무 순진했다"며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가 시키는대로) 했다"고 말했다.
수려한 미모의 자오훙샤는 샤오예 사장이 준 공무원 명단에 적힌 연락처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답신이 오면 사장의 지시에 따라 문자를 보내 모처에서 만나서 식사를 하고 성관계를 가졌다. 그녀는 "첫번째 성관계 때는 영상을 확보하고 두번째 성관계 때는 회사 직원이 현장을 급습해 약점을 잡은 후, 사업상의 이권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방식으로 그녀는 11명의 고위 관료, 국영기업 관리와 성관계를 맺었다. 레이정푸와 관계를 맺을 때는 샤오예 사장으로부터 4만위안(680만원)의 격려금을 받기도 했다.
자오훙샤는 지난 2009년 초, 회사 동료들과 같이 밥을 먹다가 샤오예 사장이 자신 말고도 다른 여직원들과 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지난해 11월, 레이정푸의 성상납 동영상이 폭로됨에 따라 같은달 25일 경찰에 연행돼 형사구류 처분을 받았으며 지난달 31일에는 인민검찰원에 '공갈협박죄'로 체포돼 구속됐다. 자오훙샤는 당시 한살 된 아들을 낳고 평범한 주부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같은 보도에 인터넷에서는 자오훙샤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대다수 네티즌은 "자오훙샤는 수단에 불과했다", "그녀는 어쩌면 반부패 영웅일 수 있으며 매춘녀와 같은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처벌받아야겠지만 그보다 그녀를 조종한 샤오예와 부패 관료들이 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충칭시공안국은 몇년 전인 지난 2009년에 관리를 공갈 ·협박한 혐의로 샤오예를 붙잡아 조사하고 동영상까지 확보했었다. 당시 공안국장이었던 왕리쥔(王立军)이 이 사건을 덮어두기로 결정해 묵혀진 사건이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