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된 노부부의 집
[전남CBS 박형주 기자] 노부부가 살던 시골집에서 불이 나 할아버지가 중화상을 입고 집이 모두 타면서 오갈 데가 없는 처지에 놓여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새벽 자정쯤 여수시 율촌면 월산리 최모(73) 씨의 집에 불이 났다. 청국장을 끓인다며 피워 논 아궁이가 화근이었다.
시골길이라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어 소방호스를 당겨다가 꺼야 했고, 결국 10여 평 남짓의 한옥집은 모두 타버렸다.
불이 나자 잠을 자던 최 씨 부부는 깜짝 놀라 곧장 집밖으로 나왔지만, 최 씨는 방안에 있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온다며 다시 불타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최 씨는 하체 대부분에 3도 화상을 입어 아킬레스건이 끊기고 항문이 소실되는 등 앞으로 거동을 못하고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광주의 한 화상전문 병원에서 피부 이식수술 등을 받고 있지만, 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수술비 2천만 원 상당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처지다.
여기다 집이 모두 타버려 소방서 추산 재산피해액이 2천만 원에 달해 당장 수술비와 주택 재건비 등 4천만 원 상당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나마 생활비를 벌던 둘째 아들은 화재 이후 나흘 뒤 운영하던 식당이 잘 안돼 폐업하고, 첫째 아들은 신용불량으로 회복중이다.
최 씨의 둘째 아들은 "형제들의 처지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거액의 수술비에 집까지 모두 불에 타면서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다"고 침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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