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기자]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은 그야말로 '다 되는' 남자, 아니 외계인이다.
김수현은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별에서 온 그대' 6회에서 천송이(전지현 분)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도민준으로 분했다. 전생의 인연으로 시작된 천송이와 그의 만남은 이번 생에도 역시 도민준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에서 도민준은 때로는 질투의 화신으로 또 멋진 왕자님으로, 혹은 비련의 남자주인공이 됐다. 1시간남짓의 러닝타임동안 눈코뜰새 없이 여러가지 매력을 보여준 것.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도민준의 마성에 TV 앞 여심은 '도민준 앓이'에 빠졌다.
먼저 도민준은 이휘경(박해진 분)과의 신경전에서 귀여운 질투남의 면모를 보여줬다. 대학 강사인 그는 과거 수업시간에 "질투는 퇴행"이라고 강연한 바 있다. 질투라는 감정은 무척 불필요하고 어리석은 것이라는 게 도민준의 학술적 의견이자 개인적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는 천송이 앞에서 퇴행하고 말았다.
이휘경은 "그 쪽 집 내가 사겠다"며 "천송이에 대해 하는 모든 생각을 하지마라. 천송이 내 여자다"고 도민준을 자극했다. 그러자 도민준은 "천송이가 집에 보라색 머리끈을 놓고 갔다"면서 "멀쩡한 정신으로 우리집에서 하루 잤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발끈하는 이휘경의 표정에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 그에게 질투는 퇴행이지만 참을 수 없는 기침과 같았다.
또한 도민준은 멋지게 천송이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왕자님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천송이는 한유라(유인영 분)의 죽음에 대한 여론의 비난에 시달렸다. 그가 시험을 치기 위해 학교로 향하는 날도 변함없었다. 기자들은 일부러 그의 차에 교통사고를 내면서까지 천송이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으려했다. 홀로 남은 천송이는 차 안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당황해야만 했다.
이 때 도민준이 나타났다. 그는 도민준은 명쾌한 법적 대응을 늘어놓으며 천송이를 둘러싼 기자들을 쫓아냈다. 그리고 천송이에게 용기가 되고 빛이 되고 따뜻함을 전해주는 말을 건넸다. 그는 "잘못이 있을 때만 숨어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작아지는 천송이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던 대응방식이었다.
방송 말미 도민준의 매력이 다시 한 번 터졌다. 도민준은 전생의 천송이가 그를 위해 목숨을 버리자 온 몸으로 오열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도민준은 목놓아 울었다.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외계인인 그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삶과 죽음 사이의 미묘한 경계는 도민준을 오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천송이가 이휘경의 프러포즈에 답하기 전 "영원히 멈추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렇게해서라도 듣고 싶지 않은 한마디가 있다"고 독백하며 자리를 뜨는 도민준의 뒷모습은 사랑에 상처받은 비련의 주인공이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이제야 고작 3주의 방송을 했을 뿐이지만 20%를 훌쩍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선전에는 도민준에 열광하는 안방극장의 여심이 큰 몫을 했음이 틀림없다. 어느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이토록 귀엽고 혹은 멋지고, 때론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이 외계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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