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경제의 진실>
중국을 말할 때 그 많은 인구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13억 정도라고 하는데 사실에 근접하는 중국의 인구수는 거의 신의 영역이다. 그래서 중국인 모두가 한꺼번에 높이뛰기를 하면 지구가 흔들리면서 궤도가 바뀔 것이다, 호적 없이 외진 산 속에서 대충 사는 사람만 2억은 넘을 것이다 등 중국의 인구를 빗댄 유머도 한둘이 아니다.
중국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외교와 공부를 경험한 어느 공무원이 최근 사석에서 말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베이징이 다르고 상하이가 다르다. 1~2 년 중국에 있었던 걸로 '중국을 안다'고 하면 넌센스다. 힘과 돈을 가진 중국이 자기보다 약소국에게 부릴 막무가내의 위세는 가히 상상하기 어렵다.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조어도(일본명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희토류' 한 방으로 일본을 눌러버린 2010년의 사건만 봐도 그렇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 '이어도는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걱정했다. 한편으로 북한 사정에 능통한 어느 방송국 PD 역시 '북한 경제는 이미 중국에 예속돼 버렸다'고 말한다. 그만큼 한반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도광양회 유소작위(韜光養晦 有所作爲). 90년대 이후 중국 외교의 기저를 대변하는 키워드다. 도광양회,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인내하며 힘을 기른다. 유소작위, 마땅히 할말은 한다. 무서운 말이다.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도광양회를 끝내고 유소작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서점의 에세이 매대는 '청춘'이 대세고, 경제/국제 분야는 '중국'이 대세다.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정덕구 지음), 시진핑 시대의 중국(사토마사루) 등 신간 사이로 셰궈중이 쓴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경제의 진실'이 눈에 띈다. 아쉽게도 이 책이 미국과 자웅을 겨루는 중국이 가까운 미래 또는 몇 년도쯤에 과연 세계의 지도국이 될 수 있을 지 아니면 추락하고 말지 결론을 내려주는 예언서는 아니다. 따라서 2012년 예견되는 제2차 경제위기, 중국 부동산, 중국 주식, 중국 정치 등 셰궈중이 꿰뚫어보는 중국의 현재와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을 참고해 한국과 중국,세계경제의 미래를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셰궈중 지음/홍순도 옮김/지식트리352쪽/1만8000원)
머니투데이 최보기 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