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문학/도서
  • 작게
  • 원본
  • 크게

.수필. 항구여 항구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09.02일 15:59
(통하) 정국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외롭거나 고달플 때나, 무슨 일이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항상 내 마음이 달려가는 항구가 있다.

  소시적, 진에 장보러 나간 엄마를 기다려 앞뜰에도 기웃, 뒤뜰에도 기웃하다 큰길에 나서 엄마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기다리던 그 마음에 닿는 곳은 기다림과 함께 나타날 엄마였다. 그땐 엄마 냄새가 없고 엄마가 없는 곳은 생기도 없고 재미조차 없는 무미한 세상이였다. 그래서 엄마를 기다리던 원초적인 기다림이 만들어준 나의 항구-엄마,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갔다가도 줄달음쳐 집으로 와서 찾게 되던 엄마, 우수한 성적표를 손에 들고서도 한시급히 기쁨을 전해 주고싶던 엄마, 심한 감기로 나른해졌을 때도 엄마손은 약손이였고 엄마품은 아픔을 멎게 하는 따스하고 포근한 위안처였으며, 남자애들의 익살에 짜증이 날 때에도 엄마는 항상 든든한 방패였다.나의 항구-엄마야말로 내 성장의 디딤돌이였으며 엄마의 사랑은 내 성장의 등대였으며 내가 모든일을 열심히 해나갈수 있은 지침이고 힘이였다. 엄마의 품은 항상 따스한 보금자리가 되여 나는 비바람도 폭푹우도 모르고 안온한 성장을 할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어느덧 엄마 항구만이 아닌 많은 항구가 자리잡은 마음의 세계를 가꾸어 가는 어른이 된 자신임을 발견하게 되였다.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났고 소중한 사람이 나타났고 내몸과 마음을 다바쳐 사랑하고 아껴야 하고 보살펴주어야 할 딸애가 생겨났고 나의 지혜와 정열과 성심으로 지켜가야 할 직장이 있게 됐고 따스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어야 할 친인이며 친구며 이웃들이 있게 되여, 내 인생에 소중한 항구들이 늘어난것이다. 내 마음이 가닿는 무수한 항구의 존재는 바로 내가 살아가는 리유이고 동력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마음에 벼락이 치고 정전이 되는듯한 느낌이 들며 내 마음속에 항구가 사라지며 방황이란 두글자를 머리에 떠올랐다. 항상 신나고 자신있고 견강하다고 자신하던 자신답지 않게 방황하는 자신을 보고 설마, 그럴리가? 그럴수가! 의혹스럽다가도 자신있게 결단을 내렸지만 정말 지친 심신과 함께 캄캄한 밤, 아무것도 볼수도 찾을수도 없는 막연함이 앞을 가릴 때처럼 숨막히던 순간. 나에게 등대가 필요해, 등대를 찾아야해 하고웨쳤다.

  마침 허둥거리는 자신앞에 고맙게 나타나준 별 하나, 고마운 사람들의 살뜰한 정, 뜨거운 고무에 미구하여 나는 내 마음의 항구를 찾아 아름다운 꽃이 되고 잎이 되고 싱싱한 여름을 만들고 풍성한 가을을 마중할 준비가 되여 있는 존재로 삶을 살찌울수 있게 부상하였다.

  눈물겹도록 고마운, 나에게 빛이 되여 다가선 손길.못내 감격스럽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그 시각부터 나는 새로운 자각 하나를 예쁜 날개를 달아 마음속에 담아 보았다. 나에게 소중했던 항구, 나에게 빛이 되여 주던 등대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항구로, 밝은 등대로 다가설수 있는 자신이 되여야겠다. 나도 소중한 사람들의 항구가 되여 주어야겠다. 나의 존재로 하여 누군가가 삶의 의의를 느낄수 있다면, 나의 분투로 인해 누군가의 삶을 살찌워 줄수 있다면, 나의 지지와 고무가 누군가에게 용기와 신심을 가지고 성공의 대안을 향해 노저어 갈수 있다면, 나의 미소와 자그마한 베품으로 이 세상이 더 밝아지고 아름다워 질수 있다면 나도 하나의 찬란한 항구로 되여야 하겠다.

  항시 파도같은 설레임과 함께 조용히 다가서는 내 마음속의 항구가 나에게 빛이 되고 희망이 되여 주듯이 나도 누군가의 소중하면서도 찬란한 항구여야 하겠다. 진정 서로의 마음으로 가꾸어 가는 항구의 아름다으로 보다 보람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 가리다.

  항구여, 항구!

  빛을 뿌려라, 빛이 되여라!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페막식에서 당시 축업정 장춘시장이 아시아올림픽리사회 곽진정 제1부주석으로부터 대회기를 넘겨받아 동계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장춘사긴'에 진입했다.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시간: 2007년 1월 28일 ~ 2007년 2월 4일 장소: 중국 장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몽골무용으로 '왕훙' 된 '아저씨'는 내몽골출신 조선족 원장 !

몽골무용으로 '왕훙' 된 '아저씨'는 내몽골출신 조선족 원장 !

요즘 많은 네티즌들이 한 몽골춤 영상을 보게 되였다. 화면 속에서 제일 앞에 있는 우람한 체격에 양복바지를 입고 구두를 신은 ‘뚱보아저씨’의 호방한 어깨놀림과 몸짓, 발걸음은 마치 초원에서 말을 타고 질주하는 기수 같았다. 그의 춤솜씨가 뒤의 전문련습복을 입은

경영인들 20년간 해마다 훈훈한 온정 전해

경영인들 20년간 해마다 훈훈한 온정 전해

5월 16일, 연변대학경영자과정학우회 및 연변대학경영자과정학우회 제19기, 20기 그리고 연변혁신경영자애심협회 회장단과 회원들은 연변성주청소년체육구락부를 찾아 사랑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연변성주청소년체육구락부는 지난 25년간 민속전통씨름훈련에 심혈을 쏟

창업 경험담 |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장수식당'

창업 경험담 |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장수식당'

요즘처럼 변화가 빠른 시대에 뭔가를 오래동안 견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모두가 힘들다고 인정하는 료식업을 변함없이 이끌어간다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할빈에 있는 조선족 식당 '금화루'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식당은 조선족 녀성이 90년대 창업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