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 배려하는 오바마 정책, 인구 80% 차지하는 백인 자극
(흑룡강신문=하얼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08년 11월 4일 대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이 여전히 기회의 땅인지, 미국 건국 아버지들의 꿈이 지금도 살아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오늘이 바로 그 대답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구의 12%에 불과한 흑인 출신 첫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의 해묵은 인종 갈등에 대한 승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인종 갈등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미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가 오바마 대통령 집권후 인종간의 관계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집권후 인종 관계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인종별로 인종관계가 악화됐다는 응답은 백인이 56%로 흑인(45%)보다 높았다.
오바마 집권후 인종 갈등이 심화됐다는 객관적 근거는 없다. 오히려 백인 보수층을 대변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1970년대 내가 젊었을 때는 도시가 불타는 등 인종 폭동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인종 갈등이 심화됐다는 '인식'이 확산된것은 흑인,녀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오바마의 정책이 미국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백인(히스패닉계 백인 포함)사회의 반(反)오바마 정서를 자극했기때문이라고 미국 시사주간지 US월드뉴스앤드리포트는 전했다. 법무장관에 흑인 에릭 홀더를 기용하고 종신직인 대법관에 사상 처음 히스패닉 출신 녀성 판사인 소니아 소토마요르를 임명한것 등이 백인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것이다.
오바마가 지난달 자신의 이너서클(권력 핵심 조직 또는 그 멤버)인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흑인)과 갈등을 빚던 공화당 출신의 백인 척 헤이글 국방장관을 사퇴시킨 것도 백인 사회의 피해 의식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백인들은 오바마케어(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정책)나 이민개혁안 같은 오바마의 정책도 백인사회 기득권을 위협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민개혁안과 오바마케어의 수혜자가 대부분 흑인,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이기때문이다.
백인사회의 반오바마 정서는 지난 11월 4일 중간선거에서 잘 드러났다. 출구조사 결과 백인 유권자들은 공화당에 62%의 몰표를 줬다. 오바마가 당선된 2008년 선거에서 백인 54%가 공화당을 지지했던것과 차이가 크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의 인종화합정책이 백인 사회엔 백인위협정책으로 인식되면서 백인들의 결집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