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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갱 거부’ 한국야구, 에이전트 꼼수에 반격

[기타] | 발행시간: 2014.12.10일 13:35

[OSEN=김태우 기자] 지나친 요구에 에이전트와 외국인 선수를 달래기 급급했던 한국프로야구가 점차 반격을 가하고 있다. 합리적인 기준선을 세워둔 협상으로 ‘갑’의 위치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런 변화된 시장 분위기에 에이전트들이 당황하는 기색도 읽힌다.

최근 한화는 올 시즌 좋은 모습을 선보였던 외야수 펠릭스 피에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당초 한화는 피에를 재계약 대상자로 두고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상황이었다. 협상 전망도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한화는 적어도 올해 연봉 수준보다는 높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에와 에이전트는 이를 거부하며 협상이 깨졌다. 예상외의 장기전 기색이 보이자 한화는 미련 없이 피에와의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에이전트의 터무니없는 조건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의 에이전트는 첫 협상에서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불렀다. 한화가 받아들이기는 다소 어려운 조건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연간 금액을 소폭 낮추는 대신 다년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한화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사태가 이쯤 이르자 성심성의껏 피에를 잡고자 했던 한화의 심기는 불쾌함으로 바뀌었다. 임의탈퇴 공시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계약에서 아쉬운 쪽은 피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피에는 이번 한화와의 협상이 깨진 것을 두고 에이전트 측에 불만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조금 더 받으려다 갈 곳 없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피에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다면 연봉은 기껏해 봐야 20만 달러다. 피에 에이전트의 꼼수가 선수에 피해로 돌아간 셈이다.

이 에이전트는 헨리 소사의 협상에도 관여했다. 역시 수법은 같았다. 넥센에 100만 달러 가량의 금액을 요구했고 넥센이 난색을 보이자 역시 다년 계약으로 말을 갈아탔다. 소사에 대해 내정된 몸값이 확실했던 넥센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포기했다. 소사의 경우는 그나마 LG라는 새 행선지를 찾은 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만약 타 팀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역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었다.

그간 한국프로야구 시장은 외국인 선수 협상에서 이른바 ‘호갱(어수룩한 고객을 지칭하는 신조어)’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이 되어야 정상이지만 확실한 선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을의 처지로 전락하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피에와 소사처럼 달라진 분위기가 읽힌다는 게 야구계의 시선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피에의 사례가 재계약을 앞둔 나머지 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확실한 선언”이라고 반겼다.

물론 여전히 에이전트의 횡포는 이어지고 있다. 릭 밴덴헐크는 일본 진출과 삼성 잔류 사이에서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일본 쪽에서 패를 쥐고 계속 저울질만 하고 있는데 이는 구단 관계자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소문이 좋지 않았던 밴덴헐크의 에이전트는 급기야 ‘블랙리스트’로 찍힌 분위기다. 최근 한 팀에 입단한 선수는 에이전트가 세 개 팀과 동시에 접촉하는 바람에 혼선을 일으키기도 했다. 역시 눈총을 받았지만 ‘몸값 부풀리기’의 성과는 노력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 일정 금액 이상은 베팅하지 않았던 까닭이다. 이는 지난해 한 구단에 입단했던 외국인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복수의 구단 사이에서 말을 바꿔가며 상도의를 어겼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한 관계자는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외국인 선수의 적정 몸값은 50만 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것이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는 대가 정도로 보면 된다”라면서 “여기에 경력 및 경쟁을 고려해 플러스 알파가 붙는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리한 베팅을 하지 말자는 암묵적인 분위기는 형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에이전트는 “물론 고객을 위해 최대한의 몸값을 받아내는 것이 에이전트의 임무다. 여기에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몸값 책정 또한 후했고 에이전트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면서도 “협상이 깨질 정도의 무리한 요구는 자칫 선수에게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스캇 보라스라고 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약자의 위치였던 한국 구단들의 최근 태도가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skullboy@osen.co.kr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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