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비 샤오저(毕晓哲)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1962년 설립해 지금까지 반세기를 넘겼다. 대륙에서 옮겨 간 2,972박스의 문물은 50년이 지났지만 종이 한 장과 소금 한 봉지만 실종되었을뿐 나머지는 모두 고스란히 고궁박물원에 보관되어 있다. 문물 '한 장'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게 된 때는 1989년, 고궁박물원에서 문물을 점검하면서이다. '만문원당(满文原档)'을 점검하던 중 '여사도(女尸图)'가 있던 한 페이지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조사를 해보니 '여사도'가 사라진 때는 퍽 오래전이었다. 1969년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만문원당'을 출판하려 했다. 그때는 아직 스캔기술이 없는 때라 박물원에서는 '만문원당'을 외부로 내보내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 때 부주의로 '여사도'를 잃어버린 것이다. 실종 된 소금은 도적 맞은 것이 아니라 관리소홀로 일어난 '실종사건'이다. 신장에서 청나라 궁정에 바쳤던 호수소금은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휘발되었던 것이다. (3월16일 광저우일보)
소금과 책 한 페이지가 사라진 원인을 말하자면 관리소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자책감에서 인지 그후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에는 더는 문물 실종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고궁박물원에서 문물에 대해 과학적이고 전문적이며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은 어떠한가? 1973년에 3000벌 청조 건륭연간의 친위병 갑옷을 헐값에 팔아버린 일은 그만두고라도 고작 2011년 한해에만 여러 번 사고를 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처럼 수십년사이에 '종이 한 장'과 '소금 한 봉지'를 잃어버리는 실수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처럼 아무런 기술 하나 없는 좀도둑이 7개의 전시품을 손쉽게 훔쳐 간 데는 관리자들의 "약간의 실수"였다로 해석하기에는 너무 억지스럽다. 지난해에 일어났던 고궁박물원의 '철자스캔들'과 '도자기 사건'은 박물원이 문물 보호에 대한 책임을 너무 소홀히 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두 '고궁박물원'을 비교해보면 어느 쪽의 관리성과가 좋고 방범의식이 높은지 한눈에 보인다. 50년간 관리운영에 큰 사고가 없었으며 오히려 날로 사회의 호감을 받고 있는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을 두고 대중들은 대견스러워 하고 있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은 남의 것을 부러워하기에 앞서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을 교재로 본받아야 하고 자아반성을 해야 한다고 본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에는 1,600여개의 경보기와 3,700개의 연기 탐지기, 400개의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이외에 대량의 철제 난간과 철창, 방폭 유리, 철궤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폐관 후에는 수색견들이 박물원 내의 수색을 담당하고 돌발사건 처리에 참여하고 있다. 기술면에서 베이징 고궁박물원은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베이징 고궁박물원은 이런 기술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시키지 못하고 있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은 "문물을 책상 위와 함 안을 벗어나지 못하며 책상 위에서는 오직 수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동 할 때는 손수레를 떠나선 안되며 조작인원은 장기적으로 전문훈련을 받아야 한다. 일부 중요한 문물을 이동할 때는 반드시 복제품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 문물을 이동 할 때는 한 발짝을 움직이는 데도 두 세명이 현장을 지켜야 하며 모든 과정은 카메라로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규정되어있다. 이런 세부적인 규정은 문물에 대한 신중성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문물을 대하는 그들의 이런 태도와 의식은 마침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갖추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문물을 잘 보관하고 보존하는 가장 핵심적은 것은 '태도'이다. 태도를 엄격히 하고 좀 더 세심하게 일부 제도적 부분을 개선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문제는 만약 관리인들이 문물을 공공의 재부이자 '국보'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인 물건, 이익을 도모하는 도구로 간주한다면 문물을 잘 보호하기는 커녕 박물원의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대중을 교육하는 기본적 기능마저 발휘할 수 없다. 어떻게 봉사할 것인지, 그리고 운영 방식이 과학적인지 여부는 행동의 방향과 결과를 결정한다. 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일일이 예를 들지 않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베이징 고궁박물원의 관리자나 문물을 보호하고 보관하는 측에 경종을 울린 것만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