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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6.10일 09:29
작성자: 김문일

  (흑룡강신문=하얼빈) 밖에서는 연일 비가 내리고 있다. 보름가까이 연속 찌뿌둥한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짜증을 낸다. 양봉장의 꿀벌들도 마음이 있다면 짜증을 낼듯 싶다. 봄꿀을 따온것도 다 먹고 자칫 굶어죽을 위기에 놓인것이다. 고에 저장해 두었던 꿀을 꺼내서 벌통마다 넣어주었더니 꿀벌들은 그제야 다시 활기를 찾는듯 싶었다.

  사람들과 꿀벌은 그렇게 서로 유기적인 연결을 가지고 있다. 꿀벌은 달콤한 꿀을 인간에게 전해주고 인간은 또 꿀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겨울나이를 도와준다.

  오늘 크리스토퍼 연변24기 개강식을 마치고 나니 자정이 가까워왔다. 하늘을 쳐다보니 아직도 찌뿌둥한 날씨이다. 첫개강식에 수강생들로 가득차면 강사들은 힘이 생긴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강사님들과 함게 진행해온 코스였다면 이번 24기만은 순수 우리 연변의 강사님들끼리 진행하는 코스여서 더욱 그랬다.

  그러나 코스가 끝날때면 항상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한편 허전함이 함께 한다. 수강생들이 수료를 하면서 이벤트를 만들어서 그동안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않고 봉사를 해준 강사들에게 선보일때면 교육기간내내 함게 호흡하고 숨쉬였던 사람들과 서로 헤여지는것이 못내 섭섭하기도 하다.

  이 세상에는 헤여지지않는 연석이 없다고 한다. 아름다운 파티도 끝날때가 있고 아름다운 청춘도 지나가고 세상을 뒤흔들던 권력도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다. 헤여짐을 아쉬워하기보다는 만남을 기대하고 미래를 두려워 하기보다는 현실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로망 롤랑은 ‘영웅이란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을 한 사람이다.’ 라고 하였다. 로망 롤랑은 지난세기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의 문학자로 불려지고 있다. 그의 대표작 <매혹당한 혼>에서 이 말이 나온다. ‘자신이 할수있는 일을 했다.’란 자신이 해야할 일을 관철 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자기 마음대로 힘을 행사하는 그런 자라는 말은 설령 아니다.

  스땅달은 ‘평범한 사람이 놓은 레일에 자신의 레일을 올리지 않는 사람’이 천재이며 영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또 시인 하이네는 ‘영웅은 일정한 제도에 맞춰 그릴수가 없다. 그 제도는 모든 비판적 평가 밖에 있다.’라고 영웅에 대한 묘사를 하고 있다.

  스스로의 궤도를 만들어 자신이 해야 될 일을 관철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도처에 장애와 어려움으로 인해 항상 고립되고 뭔가를 헤쳐나가야 한다. 그때 영웅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어떤‘도덕적 용기’가 아닐까 싶다. 즉 사람으로서 옳은 일을 행한다는 신념이다.

  신념을 가진 사람을 이길수 있는것은 없다. 진정한 용기는 신념에서 나온다. 어릴때 읽었던 ‘붉은 바위’라는 책에서 중국의 근대 혁명의 선구자들인 허운봉, 강설금과 같은 영웅들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모진 고문과 혹형을 이겨낸것이다. 나도 언젠가 손가락에 작은 가시가 들었는데 아파서 애를 먹었던적이 있었다. 강설금 누나(우리는 초등학교때부터 그렇게 불렀음)의 두손 열손가락의 손톱눈에 참대로된 침을 꼿아넣는 고문을 행할때 그 아픔과 고통이 어땠을가? 소름이 끼친다. 그들이 그러면서도 변절하지 않고 정절을 지킬수 있었던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굽힐수 없는 위대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오래전에 보았던 소설가 김용의 무협지 ‘독수리사냥 영웅전기’(射雕英雄传)라는 책에서 세계를 제패하려던 칭키스칸이 중원의 도사 구처기(丘处机—全真派道士)에게 장생법을 묻던시기 주인공 곽정과 영웅에 대해서 담론하는 장면이 나온다.

  무용(武勇)을 가지고 힘자랑하는 자를 영웅이라 할수 없다. 권력을 가지고 위협으로서 얻는 강토는 언젠가는 다시 잃는다. 그런자를 영웅이라 할수 없다. 살륙과 공포를 일삼는자의 마음은 실은 두려움에 떤다고 심리학적으로 분석이 나와있다. 그런자를 용기있다고 말할수는 없다. 끓는 가마뚜껑을 돌로 누른다고 눌러지지 않는다. 강폭과 힘, 권력과 재산으로 만들어진 걷모습으로 영웅을 논할수는 없다. 이 시대에 영웅이 적은 이유는 바른 신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악행을 하는 자는 항상 외롭다. 그러나 영웅의 신념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이 시대에는 너무나도 적다. 그래서 이 세상에 영웅이 많지 않나본다. 영웅이 많지 않기에 우리는 영웅의 모습을 기린다.

  늦어서 집에 돌아왔는데 아들놈들이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자기 전에 들려주던 이야기를 듣고자 기다린다는 것이다. 불시에 뭔가 해줄것도 없고 해서 아들들에게 <꿀벌마야의 모험>이라는 동화 이야기를 읽어줬다. 나의 아들놈들은 세살때부터 듣던 이야기지만 잠자기전에 아빠가 읽어준다니 둘다 좋아서 펄쩍뛰며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꿀벌마야의 모험> 이란 책은 꿀벌 마야가 태어난 날부터 집을 나와 겪게 되는 여러가지 모험을 통해, 생명에 대한 깨달음과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장편 동화이다. 어릴적에 그 동화책을 읽으면서 긴장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 페이지를 펼치던 기억이 났다. 꿀벌 마야는 모험심이 강하고 호기심도 강하다. 어려움을 이기고 땅벌들의 진공을 여왕벌에게 알려서 자기의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이다.

  모름지기 큰일을 하는 사람들은 용기가 있다. 어떤 일을 해보겠다는 꿈도 중요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위해서 하는 도전적인 행동이 필요한것이다.

  용기는 말로만 해서는 안된다. 용기는 도전이다.

  <꿀벌 마야의 모험>이라는 동화가 비록 동화책이지만 우리 어른들에게도 잘 적용되는 품성이 적혀있다. 친구와 가족을 사랑하고 불의를 반대하고 정의를 위해서 용감히 도전하는 마야의 용기와 지혜를 어린 내 아들에게도 심어줘야 겠지만 아빠인 나도 필요한 덕목이다.

  진정한 용기는 바르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만이 가질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바르지 못하고 옳지 못할때는 사과할줄 알고 먼저 다가가서 용서를 빌줄도 안다.

  오랜만에 아들과 함게 용기에 대한 깊은 공부를 해본다.

  어느새 잠이 든 쌍둥이 두 아들의 얼굴이 마냥 천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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