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경기 전까지 드높았던 콧대는 완전히 뭉개졌다. 유럽 클럽 대항전 준결승에 오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개 클럽이 거둔 성적은 1승4패다. 자국리그 팀끼리 맞붙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마드리드)와 발렌시아전 결과를 제외할 경우, 3패다. 다른 나라 리그 팀들과 싸워 모두 졌다. 초라하기 그지없다. '초강세'였던 그들의 위상은 이제 '탈락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 아틀레틱 빌바오(검은색 유니폼)는 2011-12시즌 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스포르팅 리스본에게 1-2로 역전패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의 유럽 클럽 대항전 준결승 첫 판 성적은 1승4패였다.
4월20일 오전(한국시각)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AT.마드리드와 스포르팅 리스본이 웃었다. AT.마드리드와 리스본은 각각 발렌시아와 아틀레틱 빌바오를 4-2, 2-1로 이기며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프리메라리가 '신계'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도 앞서 체면을 구겼다.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으로 잘 달리다가 첫 패배를 했다.
완패다. 원정이었다고 하나 완패는 완패다. 레알 마드리드는 뮌헨에게 밀렸고 꽁꽁 묶였다. 바르셀로나도 골대 불운에 두 차례 시달렸다고 하나 첼시의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에 완벽히 말려들었다. 단순히 '재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전술상의 완패다.
빌바오 역시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중반 이후 무너졌다. 순간적으로 수비가 흐트러지며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지도 아래, 매력적인 공격 축구를 펼쳤던 빌바오의 색깔은 이 경기에서만큼 도드라지지 않았다.
물론, 벌써 탈락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아직 한 경기가 남아있다. 그 한 경기도 안방에서 열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불감증'이기도 하다. 어쨌든 2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위기는 위기다.
더욱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빌바오는 상대들과의 통산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안방에선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압도적이고 절대적이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첼시는 바르셀로나 원정 길에서 3무2패를 거뒀다. 무승부가 더 많았다. 비겨도 되는 첼시로선 확률적으로 누 캄프 무승부 작전 가능성이 낮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도 뮌헨과의 홈경기에서 6승1무2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이긴 확률은 66%다. 3번 가운데 1번은 못 이겼다.
여기에 주말 일정도 불리하다. 자국 리그 일정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정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뤄야 하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 획득 가능성이 남아있는 빌바오는 라싱 산탄데르 원정 길에 올라야 한다. 세 팀 모두 100% 전력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정 2차전 준비에 전념하려는 상대 3개 팀과는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