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문화/생활 > 여행/레저
  • 작게
  • 원본
  • 크게

[농촌기행]송이가 풍년 들어 행복한 하마래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9.08일 13:23

마을에 와서 송이를 수매하고있는 해당 부문 일군

련속 2년간(2013-2014) 가문 날씨때문에 송이 한뿌리도 뽑지 못했던 송이고향 하마래(룡정시 삼합진 부유촌)에 송이대풍이 들어 촌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하마래마을은 예로부터 하늘의 눈치를 보면서 송이 돋는 날을 기다리던 고장이였다. 땅이 척박하여 고구마, 감자와 옥수수를 겨우 심어 먹다 보니 이 마을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송이철만 기다린다. 한국이요, 연해지구요 하면서 젊은이들이 떠나버려 밭까지 한족들한테 헐값으로 양도한 마을사람들은 게이트볼이나 당구로 소일하는것이 일상이였다.

올해처럼 송이가 돋는 해면 가장 힘든 때이기도 하다. 로인들이 위주인 마을은 송이채집으로 분주해진다. 어뜩새벽에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3시 반이면 송이밭으로 떠난다. 손잡이뜨락또르를 리용하여 길이 험한 마을 서쪽 골짜기에 들어서면 천불지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실개천이 반겨 맞는다. 실개천이라지만 올해처럼 강수량이 많은 해엔 제법 소리치며 흐르는 작은 강이다.



송이밭으로 가는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하다.

9월 5일 아침, 마을에서 촌주임, 서기로 일하는 리종국(50세)씨는 연길에서 온 친구들로 무어진 송이체험팀을 안내하면서 여러가지 주의사항을 반복해서 설명해준다. 첫째, 송이를 많이 뽑아야 다른 사람들이 비웃지 않는다. 둘째, 송이밭지경에 난 송이는 절대 뽑지 않는다. 셋째, 팀원들끼리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말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다녀야 한다…

골짜기에 들어서서 약 10키로메터 가야 송이밭이라 불리는 산기슭에 이를수 있었는데 가는 길에는 수십대의 손잡이뜨락또르와 오토바이가 길량켠에 주인 없이 세워져있다. 송이채집하러 온 마을사람들의 교통도구다.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송이밭기슭에서 종국씨는 재삼 주의사항을 강조하면서 천천히 산에 올라간다. 가파로운 산비탈에서 자칫하면 미끄러 넘어질수 있었고 넘어지면 굴러떨어져 상할수도 있다.



송이밭으로 오르는 길

아직은 50대들이지만 백여메터를 올라가면 숨이 컥컥 막힌다. 이런 길을 200메터 더 올라가야 송이가 돋는다는 말에 일행은 죽는 시늉을 한다. 산세가 늘찬 곳에는 송이가 잘 돋지 않고 이렇게 가파로우면서도 소나무, 가둑나무, 진달래나무, 싸리나무와 고산화초 등이 함께 자라는 곳에라야 송이가 돋는데 그것도 일교차가 커야 좋은 송이가 돋는다는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귀중한 버섯으로 뭇버섯의 왕으로 불리우는 하마래 송이는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며 영양가는 물론 약용가치도 으뜸이여서 일찍 일본강점기에도 가장 비싼 값으로 일본에 수출되여 이곳 사람들은 송이수입으로 밥 먹고 자식들을 공부시켰다고 한다.



밤새 가만히 얼굴을 내민 송이가 눈앞에 나타나면 탄성은 절로 나온다.

산기슭에서 약 300메터가량 가파른 산비탈을 허위허위 톺아올라오면 내노라 하는 사람들도 숨이 턱에 닿고 두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가져온 물로 목을 추기고 이제부터는 송이가 있으니 잘 살펴보라는 종국씨의 말에 일행은 새 힘을 얻는다.

신비의 세계에 들어선듯 일행은 숨소리까지 죽여가며 여기저기 살피며 조심스럽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전진한다.

불현듯 《송이다!》하는 함성이 터졌고 모두들 그곳으로 모여든다. 《와~ 이것이 송이구나!》 웅기중기 송이주변에 둘러서서 여러 각도로 살펴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종국씨가 송이 뽑는 시범을 한다. 먼저 집에서 가져온 단단한 꼬챙이를 송이주변에 깊숙이 박고 이리저리 움직거리더니 송이대를 잡고 천천히 뽑는다. 땅에서 나온 부분은 일센치메터였지만 정작 뽑으니 한뼘가량 된다. 집에서 떠나 두시간 반만에 뽑은 첫 송이였다.

그후 일행은 여기저기에서 송이를 발견하고는 즐거운 탄성을 올리며 제각기 송이를 뽑기 시작하였다. 송이를 뽑는 일은 재미가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한시간만 지나면 기진맥진하기 일쑤다.



잘 살펴보지 않으면 이렇게 한무더기 되는 송이를 놓치는수도 있다.

한쉼 쉬고 또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탈락하는 친구가 생겼다. 도저히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투항한것.

다른 친구들도 탈진했는지 종국씨의 눈치만 살핀다. 송이는 이틀에 한번씩 뽑는데 이렇게 와서 중도이페하면 나머지 송이밭의 송이는 그사이 활짝 피거나 썩으며 또 얼마 남지 않은 밭으로 다시 오기도 힘들다는 설명에 첫 탈락자를 남겨두고 나머지 친구들은 계속 산으로 올라간다.

문제는 조금후 발생했다. 백메터만 더 올라갔다가 내려온다는 친구들의 말소리가 지척에서 들리는듯 하더니 잠간사이에 쥐죽은듯 고요해진것이다. 이곳은 산세가 가파롭고 나무가 우거지다보니 목이 터지게 웨쳐도 50메터 밖에서는 전혀 듣지 못한다고 한다.

가끔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지만 홀로 깊은 산속에 남겨졌다는건 어쩐지 불쾌한 분위기다. 《어~헤이!》 탈락자가 높은 소리를 쳐보지만 전혀 대답이 없다.



송이밭지경의 나무에는 이런 표식이 있다.

서쪽 밭지경인 소나무에 붉은 칠을 한곳으로부터 동쪽 지경인 붉은 천을 매놓은 곳까지는 약 70메터 거리다. 그사이를 오가며 시골사람들의 인심을 읽어보는것도 참으로 뜻깊은 일이다.

살펴보면 밭지경에는 이미 피여난 송이도 있고 갓 움터나오는 송이도 있었지만 누구도 뽑지 않았다. 한 마을에 살면서 그곳에 돋은 송이때문에 서로 불쾌한 일이 생길가 호상 념려하는 마음으로 뽑지 않는다고 종국씨가 설명해주었다. 그것은 마을의 전통이며 하마래마을이 생겨서부터 이날 이때까지 한집안처럼 화목하게 사는 비결이기도 하단다.

밭지경사이를 오가다가 탈락자는 서쪽 송이밭에서 락엽이 밟히고 마른 나무가지가 끊어지는 소리가 나자 움찔 놀랐다. 이런 무인지경의 야산에서 혹시 메돼지와 같은 산짐승이 나오면 어쩌지 하는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급기야 《어~헤이?》 높은 소리로 그쪽을 향해 웨쳤다. 산짐승들은 사람소리를 들으면 피해간다는 주의사항을 기억했기때문이다. 바스락소리가 가까와오더니 《누구요?》하는 챙챙한 목소리와 함께 송이가방을 든 농촌녀성이 불쑥 앞에 나타난다. 서쪽 송이밭 안주인이다.

하마래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서로 송이 뽑는 시간을 약정하는데 오늘 웃집에서 송이 뽑으러 오면 아래집에서는 래일 송이를 뽑는 방식으로 산에서 만나는것을 피한다. 호상 기분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배려하는 마음에서다. 종국씨의 송이밭에 낯선 사람이 있으니 서쪽 송이밭 주인은 도적을 대하듯 격앙된 목소리로 말한다.

《남의 송이밭에 와서 뭘하오? 어서 내려가오!》

첫 탈락자는 급기야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종국씨와의 관계를 낱낱이 해석해주며 산우를 향해 소리를 쳐본다. 그제야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시내사람들은 여기 와서 꼼짝 못하오. 이쪽길로 사람의 발길을 따라 내려가면 시내가에 이르니 거기 가서 기다리오.》하면서 친절하게 산을 내리는 길까지 가리켜준다.

오전 9시가 되여 송이체험팀은 산아래에서 합류했다. 기진맥진했지만 수확도 컸다. 가방들에 담긴 송이는 60근은 실히 되였다. 일생동안 송이를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고 직접 뽑아본 사람은 더구나 적다고 하는데 힘들었지만 이런 좋은 체험을 하게 되여 모두들 웃음꽃을 피웠다.



송이체험팀 팀원이 뽑은 송이를 깨끗이 정리하고있다.

서로들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종국씨는 시무룩이 웃으면서 이 송이는 오늘 송이체험 오는 사람들을 위해 남긴것에 불과하단다. 하마래마을에서만 하루에 평균 1톤씩 채집하며 밭이 많은 집들에서는 하루에 200근씩 채집한다고 소개한다.

종국씨의 소개에 의하면 올해처럼 송이가 많이 돋는 해에는 일년에 30톤가량 뽑을수 있으며 총수입은 500~600만원 될것이라고 한다. 100여가구가 있는 전체 부유촌은 가구당 평균 5~6만원의 수입을 올린다는 말이다.

하마래사람들이 해마다 하늘을 쳐다보며 사는 리유를 알것 같았다. 공산당의 좋은 정책으로 이 마을 사람들은 2014년도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서 살게 되였고 련속 2년간 날씨때문에 송이 한뿌리 뽑지 못한 농민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하여 삼합진정부와 국영부유림장에서는 문을 활짝 열고 송이시장을 개방하는 등 여러가지 부민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러한 노력과 농민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아보았는지 하늘도 올해에는 수십톤의 송이를 하마래에 선물해주었다.

요즘 리종국씨의 고민은 마을에 일손이 부족하여 풍년이 든 송이를 미처 뽑지 못하는것이다. 집집마다 젊은이들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외지에 나가다보니 송이 뽑으러 간 로인이나 집에서 기다리는 로인이나 다같이 힘들단다. 혹시 룡정이나 연길에 자식이나 친척이 있으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송이를 뽑아주면 되기때문이다.



소박한 하마래의 밥상

그래서 송이체험과 같은 행사를 마을사람들과 토론도 해보았지만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 송이밭까지 길안내하는 사람과 송이밭에 가서 관리할 사람이 없기때문이다.

하여간 고민도 많고 할 일도 많지만 하늘이 잘해주어 활짝 웃는 얼굴이 많아진 요즘의 하마래는 행복한 하마래다.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10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에서는 2000년대를 강타한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출연했다. 이날 선예는 자신의 가정사를 언급하며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고 해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남자친구 완전 애교쟁이" 이미주♥송범근 얘기에 '잇몸 만개'

"남자친구 완전 애교쟁이" 이미주♥송범근 얘기에 '잇몸 만개'

축구선수 송범근과 공개 열애중인 미주가 방송 중 '남자친구'에 대해 직접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놀면뭐하니?' 에서는 멤버들과 함께 봄소풍을 떠나는 모습이 전해졌다. 이날 유재석과 하하,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는 미주를 향해 축하인사

"이정도면 공개열애" 블랙핑크 리사♥재벌2세, 공식석상 함께 등장?

"이정도면 공개열애" 블랙핑크 리사♥재벌2세, 공식석상 함께 등장?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그간 열애설 상대였던 프레데릭 아르노가 CEO로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 행사에 참석해 화제다. 이날 리사와 프레데릭 아르노는 행사 내내 서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프레데릭 아르노는 세계 최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5.4 청년절의 유래와 의의

[우리의 명절과 기념일] 5.4 청년절의 유래와 의의

◇ 신기덕 5.4 청년절은 1919년 중국 반제국주의의 5.4운동에서 유래한 것으로 5.4 애국운동은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를 철저히 반대하는 애국운동이자 중국 신민주주의 혁명의 시작이기도 하다. 1939년 섬감녕변구 서북청년구국련합회에서는 5월 4일을 중국 청년절로 규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