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각자 다른 양부모에게 입양됐던 시각장애인 남매가 음악회에서 극적으로 만나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 타임즈 등은 중국에서 부모에게 버려졌다가 길거리에서 구조돼 음악인으로 커 온 남매가 우연히 음악회에서 만났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각장애인이었던 남매가 서로를 알아보기까지는 청중들의 ‘눈썰미’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나인 젱 유롱(사진·오른쪽)은 30년 전 중국 루산(廬山) 현의 한 눈밭에서 구조됐다. 당시 그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누나와 같은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양밍밍(사진·왼쪽)은 중국의 한 기차역에 버려졌다. 두 남매는 양부모들 손에서 각각 30년, 20년동안 크며 음악인이 됐다. 서로의 생사를 모르며 따로 살았지만 같은 길을 가고 있던 셈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별다른 음악 공부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남매는 오페라 카세트 테이프 등을 듣고 자라는 것 만으로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음악인이 돼 4년 전 중국 허난성의 뤄양(洛陽)에서 열린 한 음악회에서 만났다.
둘을 알아본 건 현장에 있던 관중들이었다. 남매를 번갈아보며 둘의 외모가 닮은 것을 가리켰다.
남매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30년 만에 서로를 찾을 수 있었다. 현재 두 남매는 생부모를 찾고 있다.
“어릴 땐 나를 버린 그들이 정말 싫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나는 그저 나를 왜 버렸는지 묻고 싶을 뿐입니다” 남동생 양밍밍이 말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