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리턴 후보가 다시금 대세론에 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미국 공화당 내부가 조심스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칫 본선에서 클린턴 후보와 맞붙을 수 있는 ’대항마’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탓이다.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경선판에 뛰어들어 수개월째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라는게 당내 주류의 시각이다.
AP통신은 24일 “일부 공화당원은 트럼프를 끌어내리기 위한 조직적인 캠페인에 나서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며 “독설을 퍼붓는 리얼리티 TV 스타(트럼프 지칭)가 여성과 소수인종, 특히 히스패닉계 사이에서 공화당의 지지율에 지속적인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워싱턴에 소재한 공화당 외곽단체인 ’성장 클럽’의 대표인 데이비드 매킨토시는 23일 성명을 내고 “그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며 그저 최악의 정치인일 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100만 달러를 지출했다는 매킨토시 대표는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진실을 알게되면 그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의 여론조사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최근 아이오와 주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벤 카슨 후보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문제는 트럼프가 몰락할 경우 이를 대체할 ’대안주자’가 마땅치 않은 점이다.
공화당 후원자인 프레드 말렉은 AP 통신에 “현재로서는 트럼프를 대체할 후보가 없다”며 “누군가 돌파구를 마련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를 바짝 추격 중인 신경외과 출신의 카슨 후보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지만 정치적 경륜이 부족한데다 행정 경험도 없어 ’힐러리의 적수’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당 주류에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23일 밤 ABC 방송에 나와 카슨 후보를 “무기력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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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 후보는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회의론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