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왕세자'속 한지민의 캐릭터가 아쉬움을 사고 있다.
4월 2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11회에선 애써 마음을 고백한 박하(한지민 분)의 마음을 거절한 이각(박유천 분)과 그런 이각에게 청혼을 하는 세나(정유미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각에게 만남을 청한 세나는 "저 태용 씨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서로 마음 확인하는데 시간 끌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창피하지만 용기 냈어요" 라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고 이에 이각은 세나와 함께 집으로 찾아가 하루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말하며 결혼승낙을 받았다.
↑ 사진: SBS 방송 캡처
이처럼 질투심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근본 없는 분노로 박하의 인생을 앗아간 세나는 이제 박하가 처음으로 마음을 연 이각에게까지 손을 뻗쳤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세나의 '악행'에 연신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박하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극중 박하는 못된 언니의 미움을 받지만 스스로 모든 고난과 역경을 꿋꿋이 헤쳐 나가는 씩씩한 캐릭터였다. 툭 치면 눈물 흘리는 지고지순 '청순가련'형 캐릭터가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줄 아는 진취적인 여성상이었다. 생계를 잇기 위한 각종 아르바이트와 고된 날들 속에 한 푼 한 푼 모은 돈으로 자신만의 가게를 열고, 가슴속에 꿈과 미래를 안고 살아갔다.
하지만 이런 박하를 향한 언니 세나의 이유 없는 악행은 회를 거듭될수록 심해졌고, 지난 방송에서 세나는 "너의 모든 것을 빼앗겠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마음을 준 남자 이각에게 "나를 좋아하지 말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서일까, 박하는 유독 풀이 죽은 모습으로 일관했고 극 말미에는 불이 난 창고에 갇히게 되어 생사에 기로에 놓이는 아찔한 상황에까지 놓이게 됐다.
그렇다면 이처럼 기막힌 상황의 연속인 박하의 시원한 '반격'은 도대체 언제쯤 물꼬를 트게 될까.
박하는 조금씩 되찾은 기억으로 앞뒤가 다른 세나의 행동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반격의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꼬여만 가는 러브라인과 용태용의 죽음을 파헤치는 것에 집중된 스토리는 도무지 박하의 반격을 도와주지 않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던 박하는 이제 매회 눈물을 흘린다. 수목 드라마의 계속되는 혼전 속 꼴찌로 추락한 '옥탑방 왕세자'가 본연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회심의 한 방이 필요하고, 이에 선과 악이라는 평면적인 틀에 박힌 캐릭터들은 이제 하나 둘 입체적으로 되살아나야 한다. 그래서일까,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던 박하의 당찬 목소리가 유독 그리운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