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암살당한 존 F 케네디(1917∼1963년) 전 대통령이 당시 탑승했던 리무진 차량의 번호판이 7일 경매에 나온다.
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댈러스에 소재한 헤리티지 경매는 유서 깊은 이 번호판을 4만 달러부터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수십만 달러대에서 경매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 앞뒤에 붙은 이 번호판에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GG 300’이라는 번호와 함께 워싱턴DC 차량임을 알리는 디스트릭트 오브 콜롬비아(District of Columbia), 번호판의 만료일인 1964년 3월 31일이 적혀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함께 한 리무진의 번호판은 지난 52년간 쓰레기더미와 서재, 부엌 서랍을 전전했다.
WFAA 방송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 피살 후 리무진 차량은 오하이오 주에 있는 대통령 전용 리무진 제조 공장인 ‘헤스 앤드 아이젠하르트’로 옮겨졌다.
공장 직원들은 방탄용 차량으로 리무진을 고치고 페인트도 새로 칠했지만 만료를 앞둔 번호판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렸다.
리무진 개조 작업을 지휘하던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새 번호판을 달면서 이전 번호판을 쓰레기 더미에 던졌다.
쓰레기를 뒤져 훗날 귀중한 사료가 될 번호판을 찾아낸 이는 공장의 창업주인 윌러드 헤스였다.
그는 기념으로 번호판을 소장하고 싶다는 뜻을 FBI 요원에게 건네 승낙을 받았다.
2000년 사망할 때까지 헤스는 번호판을 서재의 책 사이에 보관하다가 사망 직전 이를 딸인 제인 워커(72)에게 줬다.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집에 있는 부엌 서랍에 각종 잡동사니와 함께 번호판을 둔 워커는 안전하게 보관하라는 자식들의 조언을 듣고서야 가치를 뒤늦게 깨달았다.
워커는 “소장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집 방문객에게도 유난을 떨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모든 이들이 번호판의 존재를 알아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경매에 출품했다”고 말했다.
경매 담당자인 돈 애커먼은 “때로는 100% 확신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이 번호판만큼은 100% 진짜”라면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리무진에 붙어 있던 번호판”이라고 평가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