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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오라클의 고독한 땅 따먹기 '성공할까?'

[기타] | 발행시간: 2012.05.02일 11:54
<아이뉴스24>

[김관용기자] 오라클의 '나홀로(alone)' 전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데이터베이스(DB) 강자 오라클이 서버와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등 전 IT 영역으로 손을 뻗치면서 글로벌 IT 거인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울트라 IT 리더'를 꿈꾸며 오라클은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돌려놓으면서까지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는 상황.

실제로 오라클은 그동안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의 기업들을 인수하며 7개의 IT스택을 모두 갖춘 유일한 벤더가 됐다. DB 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운영체제(OS), 가상머신, 서버, 스토리지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유일한 벤더가 된 것이다.

경쟁사인 HP의 경우 하드웨어에 특화돼 있고 IBM은 애플리케이션 부문이 미약한 것에 비하면 오라클은 가히 전방위 IT리더를 꿈꿀만한 토대를 갖춘 셈이다.

◆'적(敵)'이 된 HP와 IBM

오라클은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바탕으로 그동안 협력 관계에 있던 기업들과의 관계를 끊었다. 이같은 오라클의 전략에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기업은 HP.

오라클은 한때 HP와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협업해 각종 제품들을 출시했었다.

오라클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의 핵심 제품인 '엑사데이터'는 당초 HP와의 협업에서 만들어진 솔루션이었다. 오라클은 자사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에 HP의 하드웨어를 결합한 1세대 엑사데이터 DB서버를 출시해 어플라이언스 시장을 선도했다.

그러나 오라클은 하드웨어 기업인 썬을 인수한 이후 지난 2009년 썬 하드웨어에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2세대 엑사데이터 DB서버를 출시했다. 오라클은 이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기존 엑사데이터 제품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HP와의 관계 청산을 공식화했다.

이후 오라클은 곧바로 서버 영역에서도 HP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해 3월 HP의 유닉스 서버용 칩셋인 아이태니엄(Itanium)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HP를 더이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지목한 것이다.

오라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DB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IBM에게까지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오라클의 DB 소프트웨어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향후 지원할 CPU 항목에는 x86 기반의 '제온(Xeon)'과 오라클의 유닉스 칩인 '스팍(Sparc)'이 전부일 뿐, IBM의 파워 CPU는 빠져 있다.

오라클이 아직 공식화하진 않고 있지만, IBM 또한 HP와 같은 처지로 내몰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오라클의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 발표 이후 그 다음 지목 상대는 IBM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오라클에 맞춰 갈 것이냐, 아니면 오라클을 넘어설 것이냐는 것에 대한 내부적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오라클의 정책을 보면 IBM으로 하여금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끔 내몰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라클과 IBM이 전면전으로 가고 있는 양상이라는 의미다.

◆오라클의 판단, 득실 따져보면…

그렇다면 오랜 친구와의 관계들을 끊고 있는 오라클의 전략은 무엇일까.

미국 IT 주간지인 인포메이션위크는 오라클의 아이태니엄 지원 중단 발표 이후 "8조1천억원에 달하는 썬 인수 비용을 오라클이 보상받기 위해서는 썬의 하드웨어가 많이 판매돼야 한다"며 "오라클은 HP 아이태니엄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 중단 이후, IBM AIX나 파워 시스템에 대한 소프트웨어 개발도 중단할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오라클이 DB 분야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하드웨어 시장도 집어삼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만을 놓고 보면 오라클의 이같은 '독점'정책은 얻은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다는 평가다.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하드웨어 제품은 IBM이나 HP의 장비로, 오라클의 하드웨어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오라클의 하드웨어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 2011년 4분기 오라클의 하드웨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 하락했으며, 2012년 1분기 들어서서도 전년동기대비 5% 하락한 10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10%나 줄어든 16억 달러에 머물렀으며, 3분기 역시 하드웨어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한 14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오라클 측은 현재 성장세에 있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썬의 하드웨어가 탑재되기 때문에 실제로 하드웨어 사업부문의 매출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은 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지니어드 시스템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내년이면 전체 하드웨어 사업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엑사데이터는 기존 하드웨어 시장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작은 DB시장에 국한된 제품으로, 하드웨어 사업 부문의 매출 손실을 상쇄할 만큼의 규모는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탑재되는 서버 제품군은 인텔 칩을 기반으로 한 x86이기 때문에, 고가의 유닉스 서버 보다는 훨씬 매출이 작다.

특히 각 벤더들이 저마다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어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갈지도 미지수다.

◆SAP의 DB시장 진출, 오라클의 위치변화는?

테라데이타, HP 등은 '타도 오라클'을 외치며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오라클과 맞붙고 있으며, 최근 IBM은 오라클의 엔지니어드 시스템과 유사한 '퓨어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오라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메모리 기술의 진화로 DB 시장 판도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오라클의 미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 강자인 SAP는 지난 해 인메모리 DB 솔루션인 '하나(HANA)'를 발표하면서, 2013년 말까지 '기업의 모든 시스템이 하나 DB에서 구동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라클 DB 없는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SAP ERP에 오라클 DB를 함께 사용하고 있지만, SAP의 DB가 이를 대체할 경우 오라클의 입지는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 오라클은 '오라클 E-비즈니스 스위트'라는 ERP를 만들어 ERP 시장에서 SAP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SAP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오라클은 자사 DB에 썬 하드웨어를 결합한 '엔지니어드 시스템' 전략을 펴고 있는 반면, SAP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업해 제품을 출시하며 '오라클 고립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미 HP와 IBM이 SAP 하나 전용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

파트너 관계를 끊어가며 전 IT 영역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라클이 앞으로 어떤 묘수로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져갈지 주목된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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