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에서 농민공(農民工) 출신의 일선 노동자가 처음으로 차관급인 중화전국총공회 부주석에 선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국영기업인 중톄(中鐵)전기화그룹에서 철도 전기배선을 담당하는 쥐샤오린(巨曉林·54)씨.
쥐샤오린은 17일 중국 노조의 전국조직인 중화전국총공회 부주석에 선출됐다고 노컷뉴스가 신화통신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중화전국총공회는 중국 내 전체 노조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부주석은 차관급인 부부급(副部級)에 해당하는 고위직이다.
산시(陕西)성 치산(岐山)현 출신으로 1962년생인 쥐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25살인 1987년 중톄전기화그룹 현장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현장 업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던 그는 휴식 시간을 이용해 독학으로 전문지식 습득에 힘썼으며, 모르는 것은 항상 기록하면서 누구에게든 가르침을 청했다.
입사이후 20년 동안 현장에서 기록한 공책이 80권에 이르며, 85개 항목의 혁신시공 방안을 제안, 1000여만 위안(약 한화18억원) 규모의 비용 지출을 줄이는 등 절약에 앞장섰다.
특히 그는 현장경험을 담은 책자를 발간해 수천여명의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줬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농민공 출신인 그가 부주석에 오른 것은 전국총공회가 일선 노동자들의 지도부 참여 비중을 높이도록 정책을 바꾼 데에 힘입은 측면도 크다.
전국총공회는 구성원들의 대표성을 높이고자 집행위원회와 주석단에 일선 노동자 수를 대폭 늘렸고 농민공 출신 부주석 자리도 신설했다.
쥐 신임 부주석은 "농민공 출신으로 부주석에 선출된 것은 큰 영광이며 공산당 중앙과 전국총공회가 농민공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음이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일선 농민공들의 권익 보호와 근무여건 개선에 주력할 것이란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