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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스토리]우리민족 이주사의 첫 페지-《월강곡》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5.04일 20:02
《월강곡》-우리민족 이주사의 첫 페지를 적은 노래


우리 노래 100년 스토리(1) [특별기고] 석화

우리 조선민족은 예로부터 밝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백의민족》으로 불리며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괴로움과 슬픔,아픔마저도 노래한 구절과 춤사위 한가락에 담아 풀어내고 승화시킬줄 아는 슬기롭고 랑만적인 민족이다. 

수천년,파란만장한 력사적 변천과정을 거치며 한반도의 유일한 단일민족으로 형성되여온 조선민족 일부가 다시 이 땅에 흘러와 중국조선족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난 과정에는 수백년에 걸치는 이주와 정착의 피어린 력사가 스며있다. 

중국의 동북부는 고조선이 처음 터를 잡고 단군 왕검의 신화를 이뤄낸 조선민족의 발상지로  고구려, 발해에 이르면서 대를 이어 살아왔던 곳이다. 이 땅에서 살아가던 조선민족의 선조들은 그후 신라가 3국 통일을 이뤄내고 고려, 조선으로 력사의 페이지가 바뀌면서 한반도에서 단일민족으로 형성되여갔고 여기에는 남아있던 여진, 말갈, 거란 등 여러 민족들이 엎치락 뒤치락거리는 력사의 거세찬 격동기를 걸쳐 마침내 누르하치의 만주족 청나라로 자리가 잡혀갔다.

청나라는 조선과 백두산 정상을 중심으로 남으로 압록강을, 북으로 두만강을 국경으로 삼았는데  이 두 강을 넘어가고 넘어오는 것이 《월강(越江)》이고 지금으로부터 수백년전부터 한반도의 조선사람들은 자주 이 두 강을 넘나들며 《월강》하게 되었다. 그것은 태고의 밀림 장백산 구석구석에는 인삼, 불로초와 같은 진귀한 약재들이 가득하였고 원시림의 계곡과 숲, 산골짜기에는 노루, 사슴으로부터 곰, 호랑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산짐승들이 숨어있어 심마니들과 포수들의 눈길을 잡아끌었기 때문이였다. 특히 1644년 청나라가 중원으로 진격하여 북경에 자리 잡은후 장백산지역 사방 천여리 땅을 만주족의 성지로 정하고 《봉금정책》을 실시하여 인가를 몰아내고 출입을 막았기에 강너머 도처에 비옥한 토지가 널려있었는데 이는 당시 수년간 계속하여 기근에 몰려있던 조선농민들의 발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였기때문이였다.

그러나 두만강, 압록강은 조선과 청나라의 엄연한 국경이고 이를 넘나드는 것은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는 일이였다. 굶주림에 허덕이던 조선농민들이 《월강》이 죄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밀입국의 생사모험을 하지 않으면 안되였던 당시 피눈물의 정경을 담은 노래가 바로 이 《월강곡》이다. 


월편에 나부끼는 갈대잎가지는

애타는 내 가슴을 불러야 보건만


이 몸이 건느면 월강죄래요

기러기 갈 때마다 일러야 보내며

꿈길에 그대와는 늘 같이 다녀도

이 몸이 건느면 월강죄래요

새봄이 다 가도록 기별조차 없는 님을


가을밤 안신까지 또 어찌 참으리요

두만강 얼음은 다 풀리였는데

새봄이 아니 오랴 열세 봄 넘어와도

못 참을 내랴마는 가신 님 낯 잊을까

강남의 연자들은 제 집 찾아 나왔는데

이 노래는 지금까지 수집된 중국조선족창작민요들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노래로서 1910년대 간도 사립학교의 조선어문 교과서에 수록된 것이다. 노래는 19세기 조선봉건통치의 혹정과 자연재해로 거듭되는 기근에 못 이겨 살길을 찾아 두만강을 건너간 님을 그리며  《월강죄(越江罪)》가 두려워 생리별의 아픔을 참고 견디지만 혹여 님의 신변에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애간장을 태우는 녀인의 순정을 담고있다. 이 노래는 따라서 조선사람에 대한 청나라 조정의 《봉금정책》이 실행되던 시기 우리 겨레들이 겪어온 비참한 생활상을 반영한 최초의 노래가 된다.

조선북부 함경도지방은 대부분이 산악지대이고 땅이 몹시 척박하였다. 경작지는 대부분 산비탈을 타고있는데 일단 장마가 지면 밭들은 그대로 비에 씻겨버려 농민들은 늘 기아에 허덕이였다.

그런데 두만강 하나를 사이에 둔 건너편 중국 땅은 산세가 험하지 않은데다가 청나라의 《봉금정책》으로 근 200년간 사람그림자 하나 얼씬거리지 않았기에 매우 비옥하였다. 기름기 흐르는 좋은 땅을 강 건너 바라보면서도 배를 곯아야 하는 조선북부지방의 농민들은 그대로 앉아서 굶어죽을수 없었다.

그리하여 가만히 강을 건너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앉아있으면 굶어죽고 강을 건너면 잡혀죽는, 즉 이래도 저래도 죽을 목숨이지만 강을 건너다가 다행히 잡히지만 않으면 굶지는 않을수있기때문이다.


《민이식위천(民以食天)》이라는 말과 같이 백성에게는 먹는 것이 우선이였다. 두만강을 건너는것은 곧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위험천만한 일이였다.

강을 건너는 조선사람들에게 청나라의 변방군은 사정없이 총포를 놓았고 조선에서도《월강죄》로써 다스렸다. 잡히면 목이 날아나는 《월강죄》라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강을 건너지 않으면 안되였던 조선농민들이 이렇게 《월강》하여 이 땅에서 이주, 개척, 정착의 과정을 걸어오며 오늘의 우리 중국조선족을 형성하였다.

《월강곡》은 이렇게 우리 민족 이주사의 첫 페이지를 적으면서 고난에 찬 첫걸음의 력사를 생동하고 진실하게 담은 노래이다. 그리고 이는 또한 우리의 살아있는 옛말로서 중국조선족 시문학의 정초자인 리욱시인(1907―1984)은  당시의 상황을 자신의 시편에 다음과 같이 써넣기도 하였다.



아득한 그 시절 푸른 하늘에 별이 총총하던 밤

이야기는 세월처럼 기나긴 이야기는 


재밀재밀하기도 하였지만

무시무시하기도 하였다

70년전 륙진에 큰 흉년이 들어서

샛섬을 건너는 적

두만강은 주검을 싣고 오인(嗚咽)하였느라는…

그리고 건너선 김참봉 이선달은 갈 곳 없고

이깔나무에 까마귀 울었느니라는…


월강죄는 무서워도

하나 둘 한 떼 두 떼 주린 배는 검은 흙을 탐내어

오랑캐령 넘어서 남강, 북강, 서강이라는 곳

진동나무속 귀틀집 막사리에

솔 강불 피우고 묵은 데를 떠서

감자 씨를 박았단다.

보리씨를 박았단다.

그러니 대지를 밟고선 그들을 뉘가 건드렸으랴?


그러니 대지를 베고 누운 그들을 뉘가 움직이었으랴?

60년 전 말썽 많은 세월은 흘러갔다

북두칠성 꼬리 밑에서 땀을 거두고 숨을 쉴 때

이웃은 늘어 마을은 탐탁해

부엉이 우는 밤

덫은 범을 잡았지


차꼬는 꿩도 잡았지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하였건만 굳센 절개는 변치 않고

그렇게 근근이 살아야만 했다


그리고 날이 날로 기개 센 어른을 앞잡이로 아낙네 애들은

북간도 하늘 검은 구름 쳐다보면서

자꾸만 찾아왔단다.


이 마을 90호 짓는

늪골논 용산밭 백날가리에


그 어른들 손톱이 닳고 발꿈치 닳았다

그처럼 고달프게 고달프게

천 번 닳아 밭이 만번 닳아 논이 된 줄

그 줄 농군이면 모르랴마는

제 것 될줄 꿈엔들 생각했으랴

오늘에야 진정 옛말이지

이것 두고 하는 말이 옛말이구나.


― 시 《옛말》부분.리욱시집《북두성》(1948)에서 인용함.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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