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푸시에 건설된 교회 전경과 내부.
'공자의 고향'으로 유명한 산둥성(山东省) 취푸시(曲阜市)의 정부 관료가 현지에 교회를 짓는 것을 반대하고 나서 또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상하이 인터넷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闻)의 보도에 따르면 산둥성 전국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 대표인 산둥대학 유학고등연구원 쩡천위(曾振宇) 교수와 왕쉐뎬(王学典) 교수는 지난 21일 공동으로 '취푸시 경내에 기독교 교회를 그만 지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한다’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공자의 사당인 공묘(孔庙)에서 남쪽으로 3km 가량 떨어진 루청가도(鲁城街道)판사처 인근에 완공된지 3년 가량 된 교회가 있다. 이 교회는 이번 춘절(春节, 설) 연휴가 지나면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쩡 교수와 왕 교수는 "취푸는 공자의 고향이자 유교의 발원지로 중화민족의 성지이기도 하다"며 "국가에 영토, 영해, 영공이 있듯이 문화에도 주권이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며 "문화주권의 원칙에 따라 현재의 교회를 다른 곳에 옮겨짓고 국가문화재산에 손해를 입혔다는 비난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표적 유교학자인 장칭(蒋庆) 역시 펑파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교회 건설을 결코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기독교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유교학자로서 공자의 사당과 묘가 있는 곳에 서방문화의 상징인 교회를 짓는 것은 결코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만약 취푸시에 대규모의 교회가 건설된다면 앞으로 다시는 취푸를 찾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하게 비난했다.
사실 취푸시의 교회 건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취푸시에 교회건물을 지을 당시에도 유교학자 10명과 유교관련 단체 10곳에서 현지 정부에 "중화민족의 성지를 보호해야 한다"며 교회 건축을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원래 고딕식으로 지으려 했던 교회 건물은 결국 단층 형태로 지어졌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