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레=신화/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 최고령 통치자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대통령이다. 36년째 짐바브웨를 철권통치하고 있는 독재자다. 그가 27일(현지시간)로 92세 생일을 맞았다. 매년 떠들썩한 생일잔치를 벌여온 그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호화판 잔치를 벌였다.
고대 유적지인 '그레이트 짐바브웨' 인근의 도시 마싱고에서 수천 명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잔치가 벌어졌다. 올해 무가베 대통령의 생일잔치 비용은 80만 달러(약 9억8880만원) 정도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짐바브웨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300만 명의 국민들이 아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와중에 호화판 생일 잔치를 벌인 것이다.
무가베 대통령의 생일잔치에는 매년 ‘2.21 운동(the 21st February Movement)’ 깃발을 든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등장한다. 그의 생일에서 따온 ‘2.21 운동’은 1986년부터 시작된 관제 청년운동이다. 무가베 대통령의 삶에서 교훈과 영감을 얻자는 운동이다.
파티 참석자들은 울긋불긋 요란한 복장을 한 채 등장한다. 올해 생일잔치는 92개의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무가베 대통령과 영부인 그레이스 앞에서 찬양 시를 노래했다.
생일잔치에는 에머슨 음난가와(60) 제1부통령과 펠레케젤라 음포코(75) 제2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들이 모두 참석했다. 음난가와와 음포코는 무가베 이후를 노리는 경쟁자들이다. 올해 생일잔치 자리에서 무가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짐바브웨 집권 ‘자누-PF 당(Zanu PF)’의 분파주의를 비난하면서 단합을 호소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자누-PF 당에 분파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며 “당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길은 하나 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
뉴시스